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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나 예뻐?”…AI 사진으로 암 투병 숨긴 손녀

김형일 기자I 2024.07.03 10:51:30

항암치료로 머리 빠지고, 눈가 검게 변해
투병 숨기기 위해 할머니에게 AI 사진 전송
"AI는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중국인 여성이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인공지능(AI) 사진을 할머니에게 전송했다.(사진=웨이보)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암 투병으로 머리카락을 잃은 중국인 여성이 86세 할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자신의 외모를 바꾼 사진을 만들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에 거주 중인 여성 궈장은 자신의 투병 사실을 할머니에게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86세인 고령의 할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굉장히 속상해하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궈장은 한동안 자신의 사진이나 영상을 할머니에게 보내지 않았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을 뿐만 아니라 눈가가 검어지는 등 안색 또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할머니는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하기 시작했고, 궈장은 할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AI로 자신의 사진을 만들었다. 사진에는 궈장이 검은색 자켓과 하늘색 머플러를 두른 모습, 긴 머리를 묶고 예쁘게 화장을 한 채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궈장은 위챗으로 할머니에게 해당 사진을 보낸 뒤 “나 예뻐?”라고 물었다. 이에 할머니는 “아기야, 이 사진에서 정말 예쁘네. 네가 이렇게 어른이 된 걸 보다니 기뻐. 내 손녀 정말 예쁘다”라고 답했다.

궈장은 해당 사진과 할머니의 메시지를 자신의 더우인을 통해 공유했다. 그는 “이 경험이 AI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며 “AI는 할머니가 여전히 아름다운 나의 모습을 보는 데 도움을 줬다. 이 가짜 사진은 젊은이들을 속일 수 없지만, 90세가 다 되어 가는 여성은 속일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과거에는 AI를 경멸했다. 때로는 얼굴을 바꾸는 애플리케이션에 분노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가 멸시하던 기술이 할머니를 안도하게 했다. 내 경험에 따르면 AI는 정말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궈장의 소식이 중국 SNS에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감동했다”, “눈물이 난다”, “모든 게 나아질 것”, “정말 사려 깊다”,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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