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9일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열린 역대 해군참모총장 정책자문회의 관련 질문에 “개인적인 말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인 의견에 대해서 해군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함명 변경과 관련해 “현재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의견 수렴이 현재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현재 해군이 홍범도함 함명 변경 관련해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명 변경을 검토해보라는 국방부 지침이 있었냐는 질의에 “따로 그런 지침은 없었다”고 답했다.
최근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활동 이력을 이유로 육군사관학교 내 홍 장군 흉상 이전이 결정되자 여권과 정부·군 일각에서는 홍범도함의 함명도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달 31일 국회 예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의 주적과 전투해야 하는 군함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름이 공산당원이었던 사람으로 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명칭)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일 국회 답변에서 “홍범도함 명칭에 대해서는 (변경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역대 해군참모총장 10여명은 지난 9일 정책자문회의를 열었는데, 이 가운데 몇몇 총장은 홍범도함 함명 변경 움직임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처장을 역임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열렸던 정책자문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자신도 반대 의견을 냈고, 해군 원로들도 명칭 변경에 대해 우려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황 전 총장은 “함명 제정은 전적으로 해군의 권한으로, (함명에 대해)누가 이래라저래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정치권이 해군을 압박하거나 불합리한 지시를 내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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