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생산성 100배 높인 '갱 본더' 장비 개발

강민구 기자I 2020.06.11 10:41:26

기계연·프로텍, 유연 반도체 생산 핵심 장비 만들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머리카락 한 가닥(약40~70㎛)의 절반보다 얇은 20㎛급 유연 반도체 칩을 파손 없이 고집적 유연기판에 배열하고, 패널 단위로 한 번에 패키징해 생산속도를 높인 ‘패널 레벨 패키지’ 장비가 개발됐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반도체 후공정의 생산성을 기존보다 10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송준엽 부원장 연구팀이 프로텍 연구진과 ‘갱 본더(Gang-Bonder)’ 장비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3차원 플렉시블 반도체 패키지.<사진=한국기계연구원>
‘갱 본더’ 기술은 반도체 칩을 기판에 하나씩 조립하던 방식과 달리 여러 칩을 동시에 조립하는 기술이다. 낮은 온도에서 일차적으로 칩을 간소하게 조립한 뒤, 대량의 칩을 일괄 전기 접속한다. 반도체 칩에 가하는 열손상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인 방식으로 아직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연구팀은 비접촉식 압력 인가 방식과 다중 셀 세라믹 히터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갱 본더’ 방식을 적용해 300㎜×300㎜ 이상 대면적 유연 반도체 패키지 패널 조립 장비를 개발했다. 열에 의한 휨이나 손상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은 극대화해 앞으로 반도체 칩 후공정의 생산성 개선에 활용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방식의 패키징을 구현하기 위해 특수 기체를 이용해 칩과 접촉하지 않고 압력을 인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칩이나 기판의 두께 편차가 발생하더라도 균일한 압력을 가하고 칩의 정렬이 틀어지는 조립 오차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후공정 방식(TC Bonder)과 ‘갱 본더’ 방식의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시간당 반도체 생산량이 100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송준엽 부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유럽, 일본 등 반도체 장비 선도국가의 소수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최고 사양의 반도체 조립 장비보다 앞선 기술”이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카드, 메디컬 디바이스, Micro-LED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패키지와 같은 웨이퍼, 패널 레벨 패키지 초정밀 조립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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