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의 다학제 연구팀이 갑상선 수술 중 후두신경을 보존하기 위한 최적의 마취 조건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갑상선 결절은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며, 악성 결절인 갑상선암 또한 발생 시 대부분 느리게 성장하기 때문에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논란이 있었으나, 최근 진행성 갑상선암의 비율이 꾸준히 높아짐에 따라 여전히 갑상선암 수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통계에 따르면 갑상선 수술 중 후두신경 손상이 발생해 목소리 변성과 음식물을 삼키는 데 장애가 발생하는 빈도는 약 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갑상선 수술 중 후두신경을 보존하기 위한 수술기법이 발전해 왔는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후두신경 감시술이다.
그러나, 후두신경 감시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전신마취 시 신경근차단제의 효과가 적절한 시기에 역전되어야 하는데, 역전이 부족하거나 과할 경우에는 후두신경감시가 실패하거나 수술 중 갑작스러운 환자의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어 최적의 신경근차단 역전을 위한 외과 및 마취통증의학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보라매병원 갑상선센터 채영준 교수 · 마취통증의학과 이정만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갑상선 수술을 위해 보라매병원에 방문한 10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신경근차단 역전제인 슈가마덱스(sugammadex)의 최적 투여량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수술 대상자를 1mg/kg의 저용량군과 2mg/kg의 고용량군으로 분류해 각각 투여한 결과, 저용량을 투여했을 때 후두신경 자극신호의 질적인 차이 없이 수술 도중 발생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환자의 갑작스런 움직임이 최소화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를 진행한 채영준·이정만 교수는 “이번 연구는 후두신경 보호를 위한 신경감시를 이용하는 최신 갑상선 수술 방법을 이용할 시,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경감시를 위한 신경근차단 역전제 슈가마덱스의 최적 투여 용량을 규명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의료계가 세계 의학 분야를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갑상선 수술과 마취 영역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보라매병원은 본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이 수행하는 모든 갑상선 수술에서 후두신경감시술을 사용하여 수술 중 후두신경마비율을 1%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해당 연구결과는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지인 ‘후두경(The Laryngoscope)’에 지난 3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