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경칩은 올 해의 세 번째 절기로 ‘일어나다’라는 뜻의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합쳐진 말이다. 개구리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배경 삼아 긴 겨울잠에 들었던 동물들이 기지개를 켜고 땅 속에 새싹도 움을 틔운다.
우리 아이들도 이 시기가 되면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송도 함소아한의원 김아리 원장은 “경칩부터는 아이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한다”며 “그런데 이 시기에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새학기증후군’이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새학기증후군 주의보
봄은 인체의 발산하는 기운이 왕성해지는 시기로 아이 성장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그런데 새학기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새학기증후군’이 성장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에 학교 가기 싫다고 큰소리로 울거나 갑자기 짜증이 늘고 예민해지는 등 새학기증후군의 증상이 마치 ‘꾀병’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잦은 잔병치레, 틱장애, ADHD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평소에 체력이 약했던 아이나 환경 변화에 민감한 아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과 체력 확보가 필수
새학기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아이의 면역력과 체력을 길러 바뀐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한방에서는 봄보약을 통해 부족한 장부의 기운을 보충하고 성장을 위한 영양을 충전해준다. 가정에서는 꾸준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 시기 햇빛을 받으면서 운동을 하면 신선한 기운을 통해 피부와 호흡기의 면역력이 증강된다. 또한 비타민D의 흡수로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따라서 햇빛이 좋은 낮에 3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라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자. 단, 황사가 있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봄철, 감기ㆍ독감ㆍ수족구 등 전염성 질환 주의
감기, 독감, 수족구 등의 질환은 봄철 새학기증후군과 함께 아이의 성장을 지연시키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 특히 단체생활을 시작한 아이라면 전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재발도 쉬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출 후 손발을 깨끗하게 씻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코 세척도 해야 한다. 또한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몸속 기운의 순환과 노폐물 배출을 도와주자. 실내외의 온도차가 높으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되므로 집안 온도는 22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 냉이, 달래 등 봄나물로 진액 충전
경칩 즈음 나오는 봄나물에는 각종 영양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을뿐더러 아이 몸속을 촉촉하게 하는 ‘진액’을 보충시키는 효과도 있다. 시금치는 비타민과 칼슘, 철분이 풍부해 성장기 발육에 도움이 된다.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 철분, 비타민A 등이 풍부해 신체 저항력을 길러준다. 이외에도 혈액순환을 돕는 달래,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한 완두콩, 비타민이 풍부한 쑥 등 제철 봄나물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새학기 필요한 면역력과 체력 증진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