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문제작' 두 거장 이윤택·박근형作 무대 오른다

김미경 기자I 2015.10.18 23:02:57

거장 두 작품 나란히 무대에
이윤택 '백석우화' 유머와 위트
'만주전선' 박근형 특유 입심

연극계 두 거장인 이윤택과 박근형의 작·연출 연극 ‘백석우화’와 ‘만주전선’의 두 작품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사진=연희단거리패·고양문화재단).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의 사전검열 논란에 주인공이 된 연극계 두 거장의 작품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이윤택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연극 ‘백석우화’는 내달 1일까지 서울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박근형의 ‘만주전선’은 22일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무대에 선다.

한편 논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출발했다. 문예위가 창작산실에 지원했던 박근형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담은 전작으로 인해 배제됐다는 의혹이 녹취파일을 통해 제기됐다. 아울러 ‘아코르문학창작기금 분야에 지원했던 이윤택의 ‘꽃을 바치는 시간’은 심의위원들에게 100점을 받아 희곡 분야 1위에 오르고도 탈락했다. 이윤택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한 바 있다.

연극 ‘백석우화’의 한 장면(사진=연희단거리패).
△이윤택 ‘백석우화’(10월12~11월1일 게릴라극장)=이윤택이 천재 시인 백석(1912~1996)의 시와 삶을 그린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백석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이하 백석우화)는 시집과 시는 남았으나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었던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적 기록극이다.

백석이 삼수갑산 집단농장에서도 낙천적인 관점을 포기하지 않고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천상시인의 모습을 추적한다. 또한 가혹한 세상 속에서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퍼뜨렸던 그의 삶을 그린다. 연희단거리패는 “가난하고 힘겹지만 낙천성을 잃지 않았던 백석의 삶을 통해 문명의 이기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풍요와 사랑을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등 백석의 향토적인 시들이 판소리, 정가, 발라드 등의 음악으로 구성해 들려준다. 백석의 향토적인 시를 판소리, 정가, 발라드 등의 음악으로 구성해 들려준다. 이윤택 예술감독이 대본구성과 연출을 맡았고 작창 이자람, 판소리 작창협력은 이지숙이 맡았다. 백석 역에 배우 오동식 외에 김미숙, 이승헌 등이 출연한다.

△박근형 ‘만주전선’(10월22~24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연극 ‘만주전선’의 한 장면(사진=고양문화재단).
박근형 작·연출의 연극 ‘만주전선’은 일제강점기 1940년대 만주국의 수도 신경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 만주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아스카와 일제의 제도를 찬양하는 시를 쓰는 가네다 등 여섯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70여년 전 풍운의 꿈을 가득 안고 만주 벌판으로 떠난 조선 젊은 청년들의 사랑과 우정, 역사의식을 통해 지난 세월의 이 땅의 젊음과 오늘을 사는 청년들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했다. 지난해 ‘한국연극 베스트 7’에 뽑힌 데 이어 ‘제36회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박 연출 특유의 시선으로 만주벌판의 비굴한 역사성을 강렬하게 그려내며 훼손된 역사성과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함축하고 있다. 나오미 역의 강지은, 기무라 신덕호, 요시에 정세라, 아스카 김은우, 게이코 이봉련, 가네다 역에 김동원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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