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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당초 오는 4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인도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인도 뉴델리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정책공유 포럼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인도공과대학 델리캠퍼스(뉴델리)·아시아태평양기술혁신대학(APU, 쿠알라룸푸르)을 찾아 교육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었다. 오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대표단은 이번 출장에서 인도 델리·첸나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 2개국 총 3개 도시를 방문키로 했었다.
하지만 3일 오전 돌연 출장을 취소했다. 시 측은 “5~6일 예고된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파업과 관련, 시민불편이 예상됨에 따라 서울시장의 인도, 말레이시아 공무국외출장은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준법투쟁 중인 철도노조는 오는 5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준법투쟁은 쟁위행위인 태업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등 법규가 요구하고 있는 조건대로 행동하거나 시간외, 휴일근로 거부, 정시퇴근 또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인정된 휴가 단체사용으로 업무능률을 저하하는 행위이다.
서울 지하철을 담당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조, 제3노조인 올바른 노조 역시 구조조정 철회 인력운영 정상화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6일부토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제2노인 조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오는 4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물론 지하철 파업으로 인해 서울 시민의 불편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서울시장의 해외 출장은 부담일 수 있다. 사태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챙기는 게 서울시장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출장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오 시장과 서울시 측은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가 일단락된 이후, 허위 조작 정보를 제작하고 유포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시킨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으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력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시, ‘명태균 게이트’ 연관성 선 그어
단, 서울시 측에서는 이같은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신선종 서울시 대변인은 정치적 문제로 취소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오 시장은 오는 4일부터 예정돼 있던 인도 출장을 취소했다”며 “예고된 지하철 파업으로 인한 서울시민의 심각한 불편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 방문은 오래전부터 준비했지만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의 동시파업 선언과 일정이 중복돼 이와 같은 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특히 이번 동시파업은 코레일이 파업을 5일부터 시작한다고 선언해 놓아 이후 서울교통공사의 교섭일정에도 혼선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노조는 기온 급강하로 시민들의 불편이 크신 가운데, 지하철마저 파업해 고통을 가중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시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해 교통대책을 수립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