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호 읽는 기술 앞세워 한국의 뉴럴링크 도약" [지브레인 대해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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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준 기자I 2026.03.09 08:31:01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지브레인만의 독자적인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기술을 앞세워 뉴럴링크와 같은 글로벌 BCI기업이 되겠다."

김병관 지브레인 대표. (사진=이데일리 김병관 대표)




국내 유일의 침습형 뇌컴퓨터인터페이스 의료기기 개발

김병관(사진) 지브레인 공동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브레인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전문기업으로 2019년에 설립됐다. 지브레인은 김병관 대표의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동기인 양성구 대표가 창업했다.

김병관 대표는 "양성구 대표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석·박사 과정에서 처음 만났다"며 "당시 양 대표는 신경과학, 저는 미생물을 각각 전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저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양 대표는 존스홉킨스대학교에 취직했다"며 "이 때도 차로 40분가량 거리여서 종종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귀국해서도 양 대표와 접점이 있었다"며 "양 대표는 인천대학교 교수, 저는 셀트리온으로 자리를 옮겼다"며 "이후 양 대표가 안종현 연세대학교 교수와 공동으로 지브레인을 창업했다. 저는 2022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BCI란 뇌파(뇌신호)를 읽어 외부 컴퓨터 등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일례로 사고나 질병으로 신체가 마비된 환자가 BCI를 통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BCI는 이미 100여년 전부터 글로벌 뇌과학 학계 등에서 활발히 연구를 진행해왔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의 연구가 활발하다. 앞서 미국의 뇌 임플란트 개발기업 블랙록 뉴로테크는 2004년 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실험에 처음 성공했다. 특히 BCI는 최근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통해 대중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럴링크는 BCI 칩 텔레파시를 개발해 2024년부터 미국과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BCI 이식 환자는 12명에 이른다. BCI 이식 환자는 일상적인 디지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CI 이식 환자는 인터넷을 검색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게시하며 게임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럴링크의 현재 기업 가치는 12조원에 달한다. 이는 BCI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브레인과 와이브레인이 BCI 기술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지브레인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침습형 BCI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뇌 신호를 얼마나 잘 읽어서 활용할 수 있는지가 BCI 수준을 가른다"며 "방법은 두 가지로 수술로 머릿속에 칩(전극)을 넣는 침습형과 두피에 센서를 붙여 뇌파를 수집하는 비침습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침습은 침습보다 쉽지만 뇌 신호가 두개골을 뚫고 나오는 과정에서 해상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핀스팀 이식 설명. (이미지=지브레인)




주요 제품 국내 최초 뇌이식의료기기 핀어레이와 핀스팀

지브레인의 주요 제품으로 핀어레이(Phin Array)와 핀스팀(Phin Stim)이 꼽힌다. 국내 최초 뇌이식의료기기 핀어레이는 뇌전증 수술 전 모니터링에 사용된다. 뇌전증이란 뇌신경세포가 갑자기 이상반응을 보이며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뇌전증은 가장 먼저 약물 투여로 치료한다. 대체로 수년 후 약물 효과가 떨어지는데 이 때 약물을 바꿔줘야 한다. 약물을 바꿔도 효과가 없는 환자의 경우 발작의 원인이 되는 일부 뇌조직을 모니터링한 뒤 떼어내는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이때 핀어레이가 사용된다.

핀어레이는 뇌 표면에 있는 뇌막 위에 얇게 펼친다. 뇌세포를 관통하지 않기에 안전하면서도 높은 해상도로 뇌파를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전극이 읽어들인 뇌파는 유선을 통해 두개골 바깥에 위치한 뇌파를 읽는 디지털 기기에 전송된다.

김 대표는 "약물을 바꿔도 효과가 없는 뇌전증 환자가 전체의 30%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환자들이 바로 핀어레이의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작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수술 전 핀어레이를 이식받아 진단을 거친다"며 "문제가 되는 뇌 조직이 어딘지 찾아야 수술로 제거하는데 그 지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흔히 사용되던 방식은 전극이 두껍고 유연하지 않아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반면 초박막·초유연 구조인 핀어레이를 활용하면 뇌부종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뇌전증 유발 뇌조직을 찾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브레인은 2024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핀어레이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DE)을 승인을 받았다. 해당 임상은 수술이 필요한 뇌전증 환자 5명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핀스팀은 핀어레이를 활용해 뇌조직을 제거한 뒤에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 사용한다. 이 경우 뇌에 직접 자극을 주는 방법을 써야 한다. 발작이 일어나려고 할 때 바로 자극을 주는데 주로 뇌심부자극술(DBS)을 사용한다.

그는 "DBS는 쇠막대처럼 생긴 전극을 뇌안에다 찔러넣는 만큼 뇌조직 손상 등이 위험이 따른다"며 "이에 따라 뇌에다 자극을 줄 수 있으면서도 뇌조직을 덜 건드리는 기기가 필요하다. 바로 핀스팀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핀스팀은 BCI용 완전 삽입형으로 핀어레이와 달리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핀스팀은 지난해 식약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핀스팀은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서 2년 연속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도 수상했다. 핀스팀은 뇌전증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치료에도 활용된다.

지브레인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지브레인이 수행 또는 완료한 국책 과제는 10여개로 누적 금액은 약 100억여원에 이른다. 이중 알키미스트A(lchemist, 연금술사) 프로젝트가 가장 잘 알려졌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있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음성의사소통을 위한 완전이식형 폐회로 브레인 투 엑스(Brain to X)를 개발하고 있다. 브레인 투 엑스는 BCI를 활용해 듣거나 말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음성을 뇌파로 뇌파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브레인의 글로벌 경쟁기업으로 미국 기업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Precison Neuroscience)과 스페인 기업 인브레인(Inbrain) 등이 있다. 지브레인이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는 글로벌 뇌전증 모니터링과 파킨슨병 DBS시장 규모는 각각 400억원, 2조원에 달한다. 지브레인은 현재까지 시리즈 B투자를 완료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80억원에 이른다.

그는 "지브레인의 최종적인 목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과 연계해 뇌파만으로 주변 사물을 제어·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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