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교환사채 발행 봇물…"신사업 강화" vs "주주가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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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기자I 2025.09.24 08:04:19

대교, 쿠쿠홀딩스 등 교환사채 발행 잇달아
업계 "자사주 활용 사업자금 확보 목적"
상법개정안 통과 전 자사주 소각 회피 목소리도
"잉여금 여부 및 자금 사용목적 따져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대교, 쿠쿠홀딩스 등 중소기업들이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사상 첫 교환사채(EB) 발행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업체들은 신사업 강화를 위한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주들 사이에선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 통과에 앞서 이를 회피하고자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대교(019680)는 50억원 규모의 1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에 발행되는 교환사채는 대교 자사주 196만 15주를 교환 대상으로 한다. 이는 발행주식총수 대비 2.31%다.

대교가 발행을 결정한 교환사채는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삼는 만큼 내달 2일 약 196만주가 처분될 예정이다. 실제 자사주 처분은 발행 대상자의 처분이 이뤄지는 시점에 이뤄진다.

대교는 이번에 발행한 교환사채를 통한 조달하는 자금을 시니어 사업을 확대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자회사인 대교뉴이프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자금을 활용해 장기요양 사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교 관계자는 “시니어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자사주 활용 방안을 논의함에 따라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전 업체 쿠쿠전자의 모회사인 쿠쿠홀딩스(192400)는 전날 903억원 규모의 첫 교환사채 발행이 이뤄지면서 자금이 납입됐다고 밝혔다. 쿠쿠홀딩스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보통주 231만 1542주 처분이 이뤄졌다. 키움증권 등 발행대상자의 교환청구기간은 오는 29일부터 2030년 9월 16일까지다.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 기회를 선제 확보하기 위해 교환사채를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침구 사업을 전개하는 웰크론(065950)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19일 23억원 규모의 11회차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오는 29일 98만 4781주가 처분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그동안 내수 시장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온 가운데 인구 감소와 산업 환경 변화로 신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는 입장이다. 특히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하는 것보다 자사주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주주 친화 관점에서 더 유리하다는 평가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교환사채는 유동성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신주 발행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현금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환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의 주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법안이 통과되기 전, 이를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자사주 소각 시 유통 주식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교환사채 발행 대상자가 교환청구권을 행사하면 교환된 주식이 유통 시장에 풀리면서 지분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주들은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더니 교환사채 발행으로 개미들 뒤통수를 친다”, “(교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주가 급락이 오는 게 아니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실제 사업에 활용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교환사채를 발행해서 신사업에 투입하는지 여부는 사후에 판단할 수 있다”며 “잉여자금이 충분한지 또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 지분을 획득하기 위한 용도로 교환사채 발행한 게 아닌지 목적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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