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고대로 정적 보복?…“차기 법무장관으로 대리전”

김윤지 기자I 2024.11.11 10:17:31

측근들 “트럼프, ‘눈에는 눈’ 신념 가져”
“포괄적 혹은 특정 개인 겨냥 여부 관건”
유세 기간 위협 발언만 100차례 이상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선거 유세 기간 공언한 대로 정적들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
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은 그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대선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거물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지목했던 인물 중 일부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이 일부 인물에 대한 보복을 보류할 수 있지만 그의 변덕스러운 성향으로 인해 그가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고 주변 사람들도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 전기작가인 그웬다 블레어는 “트럼프는 당연히 보복할 것”이라면서 “그가 광범위하게 보복할지 아니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겨냥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의회 조사, 특검, 실제 기소 등으로 시끄러울 수 있다”면서 “세무 조사, 지원금 철회, 프로그램 취소, 대출 중단, 해고, 혹은 채용 취소와 같은 더 조용한 보복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눈에는 눈’이란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는 ”트럼프는 ‘용서하고 잊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서 ”(그가 실제로 보복을 하더라도)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21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격분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공화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트럼프 당선인의 보좌관들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공격이 선을 넘었다면서 반격을 부추기고 있다. 부유한 후원자를 포함한 일부 보좌관들은 보복이 비생산적이고 트럼프 당선인의 명성에 해를 끼친다면서 감세나 관세, 불법 이민자 단속 등 정책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법무장관을 통해 정적들과 ‘대리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법무장관 인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의 ‘보복 캠페인’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예컨대 트럼프 집권 1기에서 법무장관 대행을 지냈던 매튜 G. 휘태커 전 연방 검사와 같은 공격적인 인물을 택한다면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들의 적을 ‘처벌’하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을 지낸 제이 클레이튼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조사한 로버트 지우프라 변호사와 같은 인물이 법무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트럼프 당선인이 정책에 더 집중하려는 신호라고 NYT는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에겐 의회라는 선택지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4년 만에 상원에서 과반이 넘은 데 이어 하원에서도 다수당 지위 유지가 유력시되고 있다. 오하이오의 짐 조던 하원의원과 조지아의 배리 라우더밀크 하원의원은 이미 지난 8일 트럼프 당선인을 지난해 기소한 연방 특별 검사 잭 스미스를 다음 임기 동안 조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다수 인물들을 보복 대상으로 지목했다. 미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적으로 인식되는 사람들을 조사, 기소, 처벌하겠다는 발언을 100차례 이상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가족을 조사할 특검을 임명하겠다고 다짐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 정책과 관련해 ”기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스미스 검사,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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