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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200년 중립’ 더 세지나…러 제재·NATO 협력 금지 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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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9.28 09: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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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중립 원칙 헌법 명문화…공격받기 전 군사동맹 협력 금지
유엔 승인 없는 경제제재도 불참…러시아 제재 동참이 논쟁 불러
정부·대다수 정당 반대…최근 조사 반대 68%·찬성 31%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스위스가 경제제재 동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평시 군사협력을 제한하는 내용의 중립 원칙을 헌법에 명문화할지를 27일(현지시간) 국민투표로 결정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위스가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촉발된 중립성 논쟁이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스위스 루체른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로이터)
스위스 루체른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국민투표에서는 스위스의 중립 원칙을 지금보다 엄격하게 규정해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다.

제안이 통과되면 스위스는 자국이 군사 공격을 받기 전까지 어떠한 군사·방위 동맹에도 가입하거나 협력할 수 없게 된다. 유엔이 승인하지 않은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도 동참할 수 없다. 현재 진행하는 나토와의 군사훈련 등 평시 협력도 제한된다.

스위스의 영세중립국 지위는 나폴레옹전쟁이 끝난 1815년 이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왔다. 다만 정부가 중립 원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는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논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커졌다. 스위스 정부가 EU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자 우파 정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은 전통적인 중립 원칙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SVP 측은 스위스가 지난 200여년간 전쟁에 휘말리지 않은 배경에 무장 중립 정책이 있었다며 중립 원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국민투표 운동에서도 ‘전쟁은 반대, 중립은 찬성’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SVP 후원자인 억만장자 사업가 크리스토프 블로허는 로이터에 “스위스가 200년 동안 전쟁을 겪지 않은 것은 영구적으로 무장하고 중립을 지켰기 때문”이라며 최근 중립 원칙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스위스의 제재 동참을 이유로 스위스를 분쟁 당사자로 보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반대 측은 지나치게 엄격한 중립 원칙이 오히려 스위스의 안보와 외교적 선택지를 좁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SVP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과 스위스 정부는 이번 개헌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외무장관은 제안이 통과되면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나토와의 군사훈련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부결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론조사가 나와 있다.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제안에 반대했고 찬성은 31%였다. 이는 투표 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로 실제 국민투표 결과와는 다를 수 있다.

파비오 바서팔렌 베른대 유럽정치학 교수는 스위스 국민이 중립 원칙 자체를 지지하면서도 현재 정부의 중립정책 운용 방식에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대러시아 제재 역시 대체로 지지를 받고 있어 이를 바꾸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번 투표 결과는 스위스가 중립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와 유럽 안보 협력에 어느 범위까지 참여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게 된다. 가결될 경우 스위스가 2022년 이후 시행해온 대러시아 제재와 나토와의 평시 협력에도 제약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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