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로 韓 경제 타격…한은 "이대론 올해 성장률 1.6~1.7%"

장영은 기자I 2025.01.20 11:18:31

한은, ''1월 경제상황 평가''…"경제전망 중간점검"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이 내수 등 경제에 악영향
작년 4분기 성장률 0.2% 하회 가능성…연간은 2~2.1%
올해가 더 문제…"정치 불확실성, 성장률 0.2%p 낮출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이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심리 하강, 내수 위축의 영향 등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6%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앞서 예고한대로 0.2%를 밑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 한국은행)


20일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 등은 ‘20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자료를 통해 올해 성장률이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는 0.5%였으나 이번에는 0.2%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6일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대로다.

한은 조사국은 “이번 분석에서는 지난해 4분기 말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했다”며 “이에 더해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올해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겹침에 따라 경제주체의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경제심리지수(Economic Sentiment Index, ESI)는 전월 대비 9.6포인트 하락한 83.1로,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09년 9월(77.4)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하락 폭 역시 2020년 3월(21.2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과거 두 차례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의 최고치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후 2차 탄핵안 가결 등을 거치며 등락하다가 최근에는 다소 낮아졌으나, 앞으로의 정치 불확실성 변화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경제전망 소통과 관련해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한은이 정기 전망 발표에 앞서 ‘중간 점검’ 결과를 공유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정치 불안이 이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비교했을 때도 불확실성이 크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내외에 메시지를 전달코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해 1분기 이후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정부가 이제 맞춰서 재정정책을 어떻게 더 쓸 것인지, 정치 프로세스 정상화에 따라 다시 경제 안정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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