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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D-3, 전운 감도는 美…50개주, 경계태세 강화

방성훈 기자I 2021.01.17 18:18:12

FB "각 주의회서도 무장시위 가능성" 경고
워싱턴DC, 주방위군 2만5000명 증원·비상사태 선포
50개 주정부도 의회당 폐쇄 등 긴장…재택근무 지시도
바이든, 취임 전날 밤 워싱턴DC로 이동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나흘 전인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무장한 경찰과 주방위군이 국회의사당을 지키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오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워싱턴DC를 비롯한 미 전역의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각 주정부는 주의사당 폐쇄, 방위군 동원, 비상사태 선포 등 자체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보수주의자들이 미 전역에서 무장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당국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FBI, 국토안보부 등 8개 주요 기관의 공동 보고서를 입수해 “미국 내 극단주의자들, 특히 차기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선거를 강탈해) 불법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위협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앞서 FBI는 주말인 16일부터 취임식날인 20일까지 미 전역 50개주 주의회 및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무장시위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이같은 보안당국의 경고에 각 주정부는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권총과 실탄 수백 발을 소지한 남자가 의사당 인근 출입제한구역으로 들어가려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DC의 경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2만명의 주방위군을 투입키로 했다. 미 국방부는 취임식 당일인 20일에는 병력을 최대 2만 5000명까지 배치할 수 있도록 승인했고, 무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취임식 다음날인 21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백악관과 취임식장인 의사당은 물론 의사당 앞 내셔널몰을 비롯해 각 연방정부 건물 주변으로 높은 철제 펜스가 세워지는 등 워싱턴DC는 사실상 봉쇄조치에 돌입했다.

다른 50개 주정부 역시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주방위군과 경찰 등 법집행 인력 배치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가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경합주와 공개장소에서도 총기소지가 가능한 주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플로리다와 메인 주는 주의사당 주변에 방위군을 배치했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미시간, 버지니아주는 주의회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고 시위대 통제를 위한 추가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아예 장벽을 세웠다. 켄터키와 텍사스주는 의사당을 일시 폐쇄했다.

지난해 중무장 시위대가 의사당에 몰려들었던 미시간주는 의사당 내 총기 휴대를 금지했지만 여전한 불안감에 아예 바이든 당선일 취임일 전후 회의를 취소했다. 버지니아, 메릴랜드, 뉴멕시코, 유타 주에선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 중 버지니아주의 경우 매년 수천명의 총기 소지 찬성론자들이 집회를 벌였는데, 올해 행사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이틀 전인 18일에 예정돼 있어 의사당 광장을 아예 폐쇄했다.

오리건주는 의사당 폭력 위협 정보를 수집·공유하기 위한 지휘 본부를 별도로 꾸렸고, 일리노이, 위스콘신주는 의사당 1층 창문에 판자 가림막을 설치했다. 뉴저지 주는 주 정부 직원들에게 취임식 당일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CNN은 “무장 시위 우려로 워싱턴DC에 인파가 없고 미 전역에는 최대치의 보안 조처가 이뤄지는 등 역대 취임식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델라웨어 자택에서 머무르다 취임인 전날 밤에 워싱턴DC로 이동, 백악관 건너편에 위치한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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