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한 고교에서 근무하는 김현수(가명) 교사는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다과목 지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는 전교생이 100명이 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로 과학 교사는 김 교사가 유일하다. 그는 자신의 전공이 아닌 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과목을 가르치기 위해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한 학생이 화학식에 관해 질문했는데 순간 기억이 나지 않아 바로 답하지 못했다”며 “과목을 나눠 맡을 인력이 확충돼야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다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의 부담이 늘고 있지만 교사 수는 오히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교생이 4년 전보다 1만 7000여명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교과 교사는 7817명 감소했다. 교육계에선 교사 정원 감축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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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교 1학년생부터 전면 도입한 고교학점제도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해야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학생들이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라서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 개설해야 하는 선택과목도 증가할 수 있어 이를 담당할 교사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선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전체 고교생 수는 최근 2년간은 소폭 감소했지만 단기간 내 다시 늘어날 여지도 있다. 향후 고교에 진학할 공·사립 중학생이 올해 기준 133만 4991명으로 현 고교생(126만 8595명)보다 6만 6396명 많기 때문이다. 반면 2027학년도 공립 중등(중·고교) 교과교사 신규 선발인원은 4932명으로 전년보다 31% 줄어든다. 교육부는 공립 중등 교과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2030학년도에 3300~3700명까지 지속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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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해 6월 고교 교사 103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40명(42.6%)은 2과목, 305명(29.5%)은 3과목을 맡아 지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복수응답 기준 656명(63.5%)은 ‘다과목 지도로 인한 수업 준비 등 업무 부담’을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어려움으로 꼽았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사 정원 감축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백 의원은 “선택과목 운영과 학생별 학습지도 등에 필요한 교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강사 채용 지원과 온라인학교의 전국 단위 수강 도입 등 고교학점제의 현장 안착을 위해 지원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 교사 부담은 줄이면서도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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