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있는 전남대병원에서 열린 ‘산부인과 회복을 위한 정책포럼(전라 2026)’에서는 군산 지역 분만 의료의 현실이 공개됐다. 이 포럼은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분만 인프라 붕괴 대책을 막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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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2003년 이후 4개 분만병원 폐업…3곳만 남아
장 원장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군산시에 있는 분만병원 4곳이 문을 닫았다. 현재 분만이 가능한 곳은 사실상 민간병원 3곳이 중심이다. 군산의료원도 제왕절개 수술만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실제 분만은 대부분 민간병원이 맡고 있다.
출생아도 급감했다. 군산지역 출생아는 2018년 1480명에서 2022년 855명까지 줄었다.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는 군산시 출생신고의 약 75% 수준이다. 산모 4명 중 1명 꼴로 전주, 익산,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출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단순히 아이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만이 줄면 병원 수익이 감소하고 의료진 확보도 어려워진다. 결국 병원이 분만을 포기하면 산모들은 더 큰 병원을 찾아 지역을 떠난다. 지역 분만 건수는 다시 감소하고 남은 의료기관의 운영 부담은 더욱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지역 분만 인프라가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에서 분만을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군산에는 대학병원이 없어 분만 중 대량 출혈이나 응급수술, 신생아 중환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익산이나 전주의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한다. 장 원장은 “문제가 생기면 신속하게 전원해야 한다”며 “거리와 시간의 제약 때문에 항상 긴장한 상태로 당직을 선다”고 말했다.
반면 고령 임신과 임신성 고혈압, 당뇨 등 위험 요인이 증가하면서 고위험 산모의 응급 전원이 필요한 사례도 잦아졌다. 최근에도 폐혈전색전증이 의심되는 산모를 긴급 이송한 사례가 있었으며, 현장 의료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응급호출 밤샘대기 등 의료진 버티기 한계
의사들의 피로도도 한계에 이르렀다. 분만 여부와 관계없이 밤새 응급 호출에 대비해야 한다. 응급실에서 산모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까지 지역 분만병원이 떠안고 있다. 장 원장은 “응급실이 아닌데도 산모 응급환자가 모두 병원으로 온다”며 “지역 주민들은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응급실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산부인과만으로는 분만을 할 수도 없다. 마취통증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진료 인력까지 함께 갖춰져야 하지만 지방에서는 관련 의료진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존 의료진마저 은퇴하면 분만실을 유지할 기반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 원장은 군산의 현실이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분만을 지탱하는 의료진이 고령화되는 동안 젊은 전문의 유입은 사실상 멈췄고 분만을 지속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도 달라지지 않아서다.
그는 “지금 지역에 남은 의료진이 은퇴하면 지역 분만체계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지역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려면 분만 인프라를 국가 필수의료로 보고 장기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김윤하 전라포럼2026 조직위원장(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현장에서 희생과 사명감만으로 분만의료를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전공의와 전임의, 교수로 이어지는 인력 구성을 복원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과 법적 보호, 지역 분만수가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지역 분만의료체계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