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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무역정책 방향 전환에 주가는 일시적으로 급등했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관세 정책의 혼선과 공급망 혼란,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여전히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고율의 수입 관세 일부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오히려 인상했으며, 알루미늄, 철강,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했다.
유럽연합(EU)도 210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유예한다고 밝혔으나, 시장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휴고보스 측은 “미국과 유럽, 기타 국가들의 관세 조치는 매우 역동적이고 불확실하다”며 “조달 및 가격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선순위를 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공급망이 복잡한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품목이 유예 대상인지, 관세 인상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일부 기업은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 측은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국경 간 무역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어 장기적인 사업 계획이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90일간의 관세 일시 중단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게 기업들 입장에선 곤욕이다. 어니 테데스키 예일대 경제학자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조정 전 약 23%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새로운 수입 전략을 짜기 전까지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관세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에서 미국으로 600톤 분량의 아이폰(최대 150만대)을 전세기로 수송 중이다.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애플 제품의 미국 내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에 부과된 125% 관세가 제품가에 직접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객사들의 예산 삭감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커스 브룩스 퀼터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은 소비자나 기업 모두 자신 있게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시기”라며 “지출과 투자가 줄어들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한다고 말한 경제 성장과는 정반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