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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AMD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투자자 행사에서 최신 AI 칩인 인스팅트 MI300X 시리즈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인스팅트 MI300 시리즈는 데이터센터와 서버의 AI 연산을 가속하는 제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인 MI300X와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결합 형태인 MI300A로 구성된다. AMD는 MI300X가 엔비디아의 AI 칩인 H100 대비 2.4배 메모리 밀도와 1.6배 이상의 대역폭(bandwidth)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MI300A에 대해선 슈퍼컴퓨팅에 특히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H100과 인스팅트 MI300X을 비교 시연하며 자사 제품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발전된 AI 가속기”라고 자신하며 “최근 클라우드 시장은 첨단 서버와 막강한 그래픽 성능을 요구하는 추세다. AI 칩의 성능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으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수 CEO는 또 AMD는 최근 AI 칩 시장이 2027년까지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것과 관련해 “AI 칩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AMD는 인스팅트 MI300 칩에 대해 매출 10억달러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내년 중반께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전체 AI 칩 매출은 20억달러로 추산했다.
AMD의 인스팅트 MI300X가 AI 칩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의 H100이 주도하고 있다. H100은 생성형 AI 모델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적용해 이를 훈련하도록 설계된 칩이다.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생성형 AI 툴을 개발하는 데 이 칩을 사용하면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덕분에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배 급증했다.
우선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시장에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H100의 최대 구매자인 메타, MS와 더불어 오픈AI, 오라클 등이 이날 AMD의 칩을 사용하겠다며 구매 의사를 밝혔다.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얼마나 약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내년 새로운 H200 칩을 출시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이미 게임체인저”라고 짚었다. 최첨단 AI 칩 수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단속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다만 가격이 유의미한 수요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의 H100을 비롯한 고성능 AI 칩 가격은 2만 5000~4만달러 수준으로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수 CEO는 이날 구체적인 가격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고객들이 구매하도록 하려면 엔비디아보다는 비용이 더 적게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컨설팅 회사인 세미애널리틱스의 딜런 페이털과 대니얼 니시벌은 AMD 발표 이후 “기본 사양에서는 MI300X가 H100을 압도한다”면서 “특히 오픈AI의 (구매) 발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이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