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천만 서울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멈춰설 위기다. 서울시 버스노동조합은 24일 열리는 최종 임금인상 협상이 결렬될 경우 25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27일부터 버스 요금이 150원 인상되는 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앞세운 버스 파업은 이기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버스노조는 전날 오후 조합원들을 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를 한 결과 90.57%의 찬성으로 파업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5일 첫차(오전 4시)부터 전면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임금 7.29%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사용자를 대표하는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은 임금 동결을 주장,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또 휴식 시간 확보와 단체 협약에 명시된 운전자 보험제도 시행, 무사고 포상기금 지급 기준의 명확화, 정년 연장(60→61세) 등을 요구하고 있다.
버스 노조 파업에 대한 시민 반응은 싸늘하다. 연간 2000억원대의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시민을 볼모로 한 파업이 과연 정당하냐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버스업체들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2000억원대의 운송비를 지급하고 있다. 버스업체 적자 보전액은 2011년 2224억원, 2012년 2654억원, 2013년 2343억원, 지난해 2538억원 규모다.
임금 수준 역시 다른 도시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버스기사의 근로 시간당 임금은 2호봉 기준 1만 6775원으로 주요 6개 도시 중 가장 많다. 부산(1만 5491원), 대전(1만 5219원), 대구(1만 4916원), 광주(1만 4317원), 울산(1만 4144원) 등은 서울의 80~90% 수준이다.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조모씨(30·여)는 “운수종사자들의 근로 조건이 개선되는 것은 좋지만, 온 나라가 메르스로 불안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준비하는 것은 이기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일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유모씨(38·여)도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시내버스가 시민을 볼모로 파업에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버스 요금이 대폭 인상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파업을 한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노조와 사용자 측은 현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마지막 지방노동위 조정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및 메르스 사태 등으로 노조 측도 파업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마지막 협상에서 조정이 타결돼 운행 중단에 이르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 노사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협상타결을 위해 노사를 설득하고 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하철과 마을버스 등 시내버스 외의 모든 교통수단을 총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우선 지하철은 출퇴근시간대 증편 운행하고, 막차시간도 평일 기준 오전 2시까지 연장한다. 공무원 등 공공기관의 출근 시간은 오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춘다. 마을버스의 첫·막차 시간도 60분 연장할 방침이다. 또 자치구별로 전세버스 등을 임차해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연계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택시·자가용 이용자를 위해 개인택시 부제와 승용차 요일제 해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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