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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재무부가 상여금 지급을 막은 것은 UBS의 CS인수 과정에서 정부 예산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UBS는 지난 19일 CS를 32억3000만 달러(약 4조2200억원)에 인수했는데, 정부는 각종 소송 및 구조조정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90억스위스프랑(약 12조7200억원)의 손실보증 및 1000억스위스프랑의 유동성 지원을 약속했다.
스위스 재무부는 “UBS의 CS 인수에 재정을 투입하기 때문에 ‘보수 관련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지급된 상여금 환수 조치 등이 빠진 것은) 위기를 초래하지 않은 직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CS가 UBS에 매각될 당시 경영진은 이전에 계획했던 보너스 지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직원들을 달래왔다. CS는 19일 밤 직원들에 메일을 보내 “급여와 보너스, 미지급금은 이전에 계획했던 대로 지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스위스 연방 의회는 CS에 전년도 상여금 지급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하면서 애초 계획이 틀어졌다. 재무부는 CS의 향후 상여금 지급을 통제할 수 있는 계획 마련도 지시했다.
CS의 한 직원은 FT에 “(이번 조치는) 정부가 UBS를 도우면서 모든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다음에 무슨 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기가 너무 떨어져서 설명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FT는 스위스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권에서 지급하는 상여금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가 높다고 전했다. 지난 20일에는 스위스 취리히 CS 본사 앞에서 공적자금 투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