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방송에선 조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모가 구치소에서 보낸 편지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그는 “잘못한 건 맞지만, 할 얘기가 많다”며 아이에 가한 모든 학대가 ‘치료 의식’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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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A양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병원에 옮겨진 A양의 온몸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 갈비뼈는 부러져 있었고, 식도에선 치아 조각이 발견됐다. 경찰은 B씨 부부를 긴급 체포했고, 약 한 달 뒤 검찰은 B씨 부부를 살인죄 및 아동학대죄로 구속기소했다.
A양의 부모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 이혼했고, A양은 아빠와 살다가 엄마에게 옮겨 왔다. 이후 B씨에게 맡겨진 A양은 약 90일 뒤 생을 마감했다.
B씨는 A양을 자꾸만 이상 징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A양은 사망 직전 알 수 없는 잠꼬대를 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다. 무속인이었던 B씨는 아이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생각했다. 그는 복숭아나무 가지를 구해다 A양을 때리기도 하고, 욕조에 물을 받아 아이를 담갔다가 빼기도 했다. B씨는 이 모든 학대를 치료 의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검찰로 넘어가는 순간까지 “정말 잘못했다 생각은 하지만 얘기하고 싶은 게 많다”고 말했다. 구치소에 있는 B씨는 PD수첩 측에 보낸 수차례의 편지 속에서도 ‘잘못은 했지만 어쩌다 이렇게 된 줄 모르겠다’는 입장이었다.
친언니 B씨에게 아이를 맡겼던 A양의 친모 C씨는 “아이를 때려달라는 엄마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아이가 학대당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B씨와 C씨가 주고받은 메시지엔 두 눈에 멍이 든 A양의 사진도 있었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김은배 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 수사팀장은 “친모는 그 가혹행위를 학대로 보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C씨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C씨 역시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한편 B씨는 “(숨진) 아이를 위해 빌고 또 빌고 있다”며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결국 아버지 같은 사람이 돼버렸다”고 했다.
B씨는 2년 전, 새 부인을 무참히 살해해 유기했던 ‘군산 논두렁 살인 사건’ 범인의 딸로 알려졌다. 당시 B씨는 ‘아버지를 처벌해달라’는 국민 청원 게시글을 직접 올리기도 했다. PD수첩은 과거 B씨가 출연한 인터뷰 영상을 범죄심리 전문가들과 함께 심층분석해 가정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중요한 고리를 찾아봤다. ‘10살 조카 물고문 사망 사건’의 전말을 다룬 PD수첩은 6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된다.
한편 검찰은 지난 3월5일 B씨 부부에게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학대)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한편 친모 C씨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위반(방임) 혐의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첫 재판에서 B씨 부부는 살인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C씨는 “혹시 아이가 병원에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버틴다”며 B씨 부부의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