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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희 대법관 후보 "법관, 여론·정치 지형 변화 흔들리지 않아야"

백주아 기자I 2024.02.27 11:23:51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신숙희 "사법부 정당성, 소수자 보호 임무"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신숙희(54·사법연수원 25기) 대법관 후보자는 “대법관에게는 여론이나 정치적 지형 변화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 후보자는 27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 말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 후보자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인 고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법관이 남긴 ‘그날의 날씨가 아니라 시대의 기후를 읽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해 “가장 좋아하는 말”이라며 대법관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어 “사법부의 정당성은 소수자 보호 임무에 있다는 추상적 표현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지난 28년간 법관 생활 동안 여러 사건을 접하면서 깨달았다”며 “소수자, 약자 보호라는 관점을 판결에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 법원 내 젠더법 연구회 회장 등을 지냈다. 신 후보자는 “이른바 젠더 전문법관이 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며 “판단 과정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내고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고자 노력했고 젠더 관련 활동은 그 과정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관이 특정한 집단이나 이념에 대한 편향을 가져선 안 된다는 전제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재판이란 작은 목소리와 숨은 이해관계까지 면밀히 살피는 균형감각과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재판이 좋은 재판”이라고 말했다.

또 “법정에서 당사자들에게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설명하고 보장하려고 노력했고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재판을 진행하며 이해관계를 꼼꼼히 살펴 공정하면서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법원 내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활동에 대해서는 “양형위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스토킹범죄, 청소년에 대한 마약범죄, 기술침해범죄 등에 관한 양형기준안을 새로 만들거나 정비했다”며 “정신질환자의 형사책임 정도, 인공지능과 양형 등에 관한 연구용역과 심포지엄 등 미래지향적인 양형을 위한 기초작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신 후보자는 창문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27년간 서울·대전·제주·창원·수원 등 법원에서 민사·형사·행정 등 다양한 재판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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