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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터키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최첨단 방어 미사일인 S-400 도입을 위한 협상을 강행했다. 미국은 강력 반발하며 F-35 스텔스 전투기의 터키 인도를 거부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S-400 인도가 마무리될 경우 터키는 정치적·경제적으로 실질적·부정적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 관료는 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은 상호 운용이 가능한 군사장비를 도입해야 한다. 러시아의 (군사장비) 시스템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터키의 S-400 도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과 나토가 터키에 S-400이 아닌 다른 미사일 플랫폼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S-400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고성능·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미국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다 더 넓은 범위를 방어할 수 있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은 물론 군용기 등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터키 외에도 중국, 인도 등이 러시아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총 13개국이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산 방어 미사일인 S-400 4개 포대분을 25억달러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4월 앙카라 정상회담에서 당초 2020년으로 돼 있던 S-400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터키는 이미 S-400을 배치시킬 발사 기지를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터키가 S-400 운용 훈련을 위해 러시아에 인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산 무기를 구매하면 나토 무기체계와의 연계 및 호환에 있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나토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을 단행하고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세력 확장을 지원한 이후 군사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터키가 미국에서 도입하려는 F-35 스텔스 전투기 등 일부 미국산 무기들의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의 주된 반대 이유 중 하나다. 미국 의회는 터키가 S-400 구매를 강행할 경우 전투기 공급을 중단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상원 국방위원회는 지난 5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켰다.
터키는 S-400과 F-35 도입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 방문 중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F-35 인도를 거부하는 행위는 “강탈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116대의 F-35 구입에 합의했다. 지금까지 14억달러를 지불했고 이미 4기의 전투기가 인도됐다. 이 때문에 터키 조종사들은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제재는 우리를 그만두게 하지 못할 것이다”, “S-400 도입과 관련해 그 누구의 허락도 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해 왔다. 아울러 지난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에도 기자들에게 “S-400 도입과 관련해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엘렌 로드 미국 국방부 차관은 “우리는 (터키와) 모든 단계별로 합의했다. 터키가 S-400 시스템을 인도받게 되면 F-35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F-35 터키 조종사에 대한 훈련을 중단하고 F-35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두 터키 인력들을 출국시킬 것”이라며 “또 터키는 F-35 연례 회의에 초대받지 못하고 F-35 부품 생산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와 미국은 지난해 미국이 앤드류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며 터키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높인 뒤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당시 터키도 보복관세로 맞대응했지만 리라화 가치 폭락, 물가 폭등, 대규모 해외자금 이탈 등으로 경제난을 겪었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한편 미국은 지난달 2017년 10월 이후 약 2년 간 공석이었던 주터키 대사를 임명했다. 터키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기도 하지만, 러시아의 S-400 도입 등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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