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우 생고기 맛집 '녹양'
생고기 '뭉티기'는 찰진 식감 즐기고
오독오독 소리나는 '오드래기'도 별미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각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미식 중에서도 대구는 유독 직관적이고 개성 강한 고기 문화가 발달한 도시다. 그중에서도 도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선한 한우 우둔살을 양념 없이 찰진 식감으로 즐기는 ‘뭉티기’는 대구 미식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로 꼽힌다.
대구 수성구 무학로 17길에 위치한 ‘녹양’은 1973년 문을 연 이래 반세기 동안 대구 구이 문화와 생고기의 자존심을 지켜온 대표적인 노포다.
 | | 붉은 기와와 벽돌 건물이 돋보이는 대구 들안길 ‘녹양’ 본관 전경. 오랜 세월의 내공이 외관에서부터 묻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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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매장 내부 벽면을 가득 채운 백년가게 현판과 유명 인사들의 수많은 서명 및 기념사진들이 노포의 역사성을 증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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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과 강렬한 붉은 기와지붕이 조화를 이룬 식당 외관은 멀리서도 노포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문 앞에는 ‘수요미식회’를 비롯한 수많은 미디어에 방영되었음을 알리는 입간판이 선명하고, 본관 유리문 너머로 수십 년의 세월을 증명하듯 벽면 가득 유명 인사들의 사인과 기념사진이 빽빽하게 붙어 있어 이곳이 대구 미식의 성지임을 실감케 한다.
방문객들이 자리에 앉아 주문을 마치면 대구 노포 특유의 푸짐한 인심이 상 위로 펼쳐진다. 탕국과 계란찜, 떡볶이와 각종 나물류 등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상을 가득 채우는 다채로운 찬품들은 메인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돋운다.
 | | 접시를 수직으로 들어 올려도 떨어지지 않는 대구 뭉티기 특유의 엄청난 찰기와 압도적인 비주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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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탄불에 구워내 오독오독한 식감과 담백한 고소함이 일품인 소 대동맥 부위 ‘오드레기 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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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첫 번째 주인공은 단연 짙은 선홍빛 빛깔이 선명한 ‘뭉티기’(한우 생고기)다. 기름기를 완벽하게 제거하고 오직 살코기 부위만을 정교하게 썰어냈는데 고기를 담은 접시를 수직으로 뒤집거나 머리 위로 들어 올려도 접시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찰기와 신선도를 자랑한다. 씹을수록 입안에 착 감기는 쫀득한 식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한우 본연의 단맛은 대구 특제 마늘 고추장 양념장과 어우러져 완벽한 궁합을 이룬다.
뭉티기와 함께 녹양을 지탱하는 또 다른 핵심 별미는 ‘오드레기’다. 소의 대동맥 부위인 오드레기는 씹을 때 ‘오독오독’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오드레기와 고소한 차돌박이(양지) 부위를 함께 연탄불에 구워내는데, 특유의 서걱거리는 식감과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진한 고소함이 특징이다. 연탄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난 오드레기는 오직 대구에서만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술안주다.
생고기와 구이류 외에도 식객들의 입맛을 돋우는 ‘석쇠 불고기’ 역시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붉은 특제 양념을 입혀 석쇠에서 직화로 빠르게 구워낸 불고기는 매콤달콤한 감칠맛과 화끈한 불향이 고기 속까지 쏙 배어 있어 자칫 슴슴할 수 있는 생고기 차림상에 완벽한 변주를 준다.
 | | 화끈한 불향과 매콤달콤한 특제 양념으로 직화해 내는 녹양의 또 다른 별미 ‘석쇠 불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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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한결같은 칼맛과 불맛을 유지해 온 원동력은 로컬 식재료에 대한 고집과 노포 고유의 내공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유행을 타는 트렌디한 외식 문화 속에서도 대구 고유의 투박하면서도 깊은 맛의 유산을 묵묵히 이어가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