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반군 공격에 상선선원 3명 사망…첫 민간희생

박종화 기자I 2024.03.07 11:08:18

美 "후티 공격에 책임 물을 것"
수에즈운하 물동량 80% 급감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항로 봉쇄 사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후티 반군 공격으로 민간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후티 공격으로 불타는 트루 컨피던스호.(사진=미군 중부사령부)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후티 공격으로 민간인 선원 3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피해 선박은 그리스 회사가 소유한 바베이도스 선적 벌크선 ‘트루 컨피던스’호로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아덴만 인근을 지나던 중 후티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후티 공격으로 민간인이 사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자 외에 트루 컨피던스에 타고 있던 다른 선원 20명과 무장 경비원 3명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선체는 불에 탄 채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

후티는 “이번 표적 공격은 해당 선박 선원들이 후티의 경고를 거부한 후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공격을 멈출 때까지 홍해 봉쇄를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후티는 같은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인 하마스를 돕겠다며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홍해와 수에즈운하, 인도양을 잇는 요충지인 아덴만을 장악한 후티가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까지 공격하면서 이 지역 해운은 마비된 상태다. 지난달에도 홍해와 아덴만 사이를 지나던 벨리즈 선적 화물선 루비마르호가 후티 공격으로 침몰했다.

이 같은 후티 위협 때문에 지난달 1~15일 수에즈운하 물동량은 지난해 최대치와 비교해 82% 급감했다. 일각에선 후티의 홍해 봉쇄가 지속되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은 더욱 악화할 우려가 크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후티 공격에 대해 계속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연합군을 꾸려 올 1월부터 예멘 내 후티 근거지를 4차례 타격했지만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이란이 후티에게 무기를 지속적으로 지원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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