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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경북 의성 출신인 고인은 농사를 짓던 중 전쟁이 터지자 1952년 5월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남긴 채 제주도 제1훈련소에 입대했다. 국군 제9사단 30연대에 배속된 그는 1952년 백마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국군 9사단과 중공군이 벌인 백마고지 전투는 6·25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장으로 꼽힌다. 당시 9사단은 백마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중공군과 12차례 공방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7차례나 고지의 주인이 바뀌었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해 10월 28일 개인호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국방부와 육군 5사단에 의해 발굴됐다. 두개골, 갈비뼈 등 상반신만 수습된 고인의 유해는 적의 포탄을 피해 참호에 숨어 사격 자세를 취한 듯한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그 주변에는 탄약류, 군번줄을 비롯해 개인 소장품으로 추정되는 만년필, 반지, 숟가락 등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 특히 발굴된 철모와 머리뼈에서는 한눈에 봐도 고인의 전사 원인으로 추정되는 관통 흔적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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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고인을 위한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이날 인천에 있는 유족 자택에서 열 예정이다.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호국의 얼’ 함을 유족 대표에게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 발굴이 개시된 이후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조 하사를 포함해 총 185명이다. 유해가 발굴됐으나 비교할 유족 유전자 시료가 없어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전사자 유해는 1만 여구에 달한다.
국유단은 “6·25전쟁 발발 72주년인 올해도 DMZ 유해발굴을 지속하며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마지막 한 분의 호국영웅까지도 가족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국가의 숭고한 책무를 완수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