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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로부터 약 2주일간 ‘VR2’를 대여받아 사용해봤다. 지난달 22일 글로벌 출시된 ‘VR2’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머리에 착용하는 방식) 형태의 VR헤드셋으로 2개의 ‘VR2 센스 컨트롤러’, 스테레오 헤드폰 등으로 구성됐다. SIE의 차세대 콘솔기기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을 받아보고 처음으로 들었던 느낌은 ‘크고, 복잡하다’였다. 최근 PICO 등 중국 VR헤드셋 업체들의 제품을 사용해봤는데 가볍고, 간결했다. 하지만 ‘VR2’는 유선으로 콘솔과 연결해야 하는만큼 세팅에 있어 다소 불편했고, 크기도 일반 VR헤드셋 제품들에 비해 컸다. 실제 머리에 착용해보니 다소 무거운 것도 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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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PS 진영의 대표 타이틀, ‘호라이즌’ 지식재신(IP)을 활용한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을 체험해 봤다. 원작을 재밌게 했던 터라 ‘호라이즌’이 어떤 식으로 VR게임화가 됐을지 이전부터 기대가 컸다. 결과는 대만족. 게임의 시작부터 광활한 VR 세계에 눈길을 뺏겼고 이후 직접 산을 오르는 듯한 현실감에 또 한 번 감탄했다.
기존 VR게임들의 ‘뚝딱’ 거리는 움직임이나 전개가 아닌, 부드럽고 언제나 상호작용이 가능했다. 길을 걷다가 버려진 탁상 위에 놓인 접시를 난데없이 던져서 깬다든지, 굴러다니는 사과를 집어들고 베어문다든지 어느 상황에서나 자유롭게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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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2 센스 콘트롤러’는 6축 모션 감지 시스템, 핑거(손가락) 터치 감지 등이 가능하다. 게임 도중 손가락을 쥐었다폈다하면 실제 게임에 그대로 구현됐다. 게임 속에서 더 정교한 모션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헤드셋 본체엔 렌즈를 통해 방향을 트래킹할 수 있어 게임 플레이에 있어 더 편의성을 높였다.
전투도 상당히 재밌었는데, 실제 일반 콘솔 게임처럼 회피부터 사격까지 다양한 액션을 구사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액션을 콘트롤러와 손짓으로 가능하게 했다. 등 뒤에서 활을 꺼내고 활시위를 당기는 모션으로 첫 보스를 끙끙대며 잡았는데, 성취감이 컸다.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VR게임인만큼 등뒤에 땀이 흠뻑 나기도 했다. VR게임용으로 일부러 ‘만들어진’ 액션이 아닌, 우리가 일반적으로 즐기던 게임 액션을 VR기기로 잘 스며들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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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전히 장시간 게임을 즐겼을 때 오는 피로도는 일반 콘솔과 큰 차이가 있고, 일부 멀미를 호소하는 게이머들도 있다. VR게임이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다. 이를 전제하더라도 ‘VR2’는 현존하는 VR헤드셋 중 단연 성능면에선 최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PS 진영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다양한 콘텐츠 파워가 VR과 결합되면 더 큰 파괴력을 보여줄 듯하다.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높은 가격대는 아쉬울 수 있다. ‘VR2’의 가격은 79만8000원이다. SIE의 대표 콘솔 ‘PS5’의 가격이 60만원 초반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격이 높다. 최근 글로벌 VR헤드셋 시장에서 급성장한 중국 PICO의 ‘피코4’의 가격이 47만9000원(128GB)부터인데, 약 30만원 차이다. 물론 게이밍 기기 한정으로 보자면 ‘VR2’의 성능이 높지만, 라이트한 이용자라면 이정도의 가격차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