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데일리와 만난 박종영 소방청 기획재정담당관(R&D 팀장)은 4년째 소방청 연구개발(R&D) 부문에서 각종 기술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무인소방로봇부터 중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자동소화장치까지 최근 연구물을 두루 살핀 그는 기술과 현장의 접점을 찾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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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는 박 팀장이 소방 R&D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해 4월 냉동·냉장 물류창고 신축현장에서 시작된 불은 대형화재로 번져 근로자 38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박 팀장은 “난생 처음 접한 화재 현장이었다. 그때 망자들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면서 “순직한 분들을 보면 1~2m를 남기고 비상구를 찾지못해 돌아가신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투시장비와 같은 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R&D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로 ‘기획’을 꼽았다. 소방 R&D는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최신 개발기술에 소방과의 연관성을 접목해 완성도가 높은 성과물을 만들어내야 해서다.
재활분야에서 활용하는 근력보조 장비를 개조한 로보틱 슈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소방은 재난현장에서 소방대원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이동 및 구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적은 힘으로도 강한 근력을 낼 수 있는 외골격 로보틱 슈트 개발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박 팀장은 “재난 분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에서도 연구를 진행한다”면서도 “각 기술을 소방현장에 적용하려고 하면 현장과의 괴리로 사장되는 게 많다. 기획단계부터 연구성과와 소방업무의 연결고리를 찾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로 탄생한 기술들은 현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소방청이 협업해 개발한 무인소방로봇은 지난 1월 충북 음성의 생활용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와 인명 수색을 도왔다. 두 달 뒤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때는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
부족한 예산과 인력은 소방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정부 R&D 예산(29조 7000억)원 중 재난안전 R&D 예산은 2조 1100억원(7.1%), 이중 소방청 R&D 예산은 503억 2600만원에 불과하다. 소방청 예산은 5년 전인 2020년(207억원)에 비하면 2배 넘게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재난안전 R&D예산의 2.3%에 불과하다. 소방청 산하 R&D계 직원도 박 팀장을 포함해 3명뿐이다.
그는 점점 복합화하고 대형화되는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R&D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 팀장은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소방조직의 첨단화를 이룰 수 있는 시기가 됐다”며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과제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R&D로 풀 수 있도록 소방 구성원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