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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주 로위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75개국이 올해 중국에 갚아야 할 빚이 220억달러(약 30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120개 개도국들이 올해 중국에 갚아야 할 부채 총액 350억달러(약 47조 8000억원) 대비 63%에 달하는 규모다.
개도국들의 빚 부담이 확대한 것은 2010년대 중반 급증했던 일대일로 대출이 2020년대 들어 만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대출 만기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개도국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최빈국들은 사회복지·보건·교육 등 필수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120개 개도국 중 54개국은 올해 중국에 갚아야 할 부채 상환액이 서방 선진국 채권단(파리클럽)에 갚는 금액을 이미 넘어섰다. 세계은행(WB)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개도국 전체 양자간 부채 상환의 30% 이상을 차지해 최대 채권자로 부상했다. 특히 파키스탄, 라오스, 몽골,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중국 인접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자원 수출국의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과거 개발도상국에 대규모 자본을 공급하던 중국은 이제 세계 주요 채권자이자 채권 회수국으로 전환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아야 할 국가는 18개국에 불과했으나, 2023년 60개국으로 급증했다. 2020년대 들어 만기가 도래한 대출 상환액은 신규 대출 지출액을 넘어섰고, 그 결과 지난해 중국의 개도국 대상 순자본 흐름은 마이너스(-) 340억달러로 전환했다.
보고서 저자인 라일리 듀크는 “이제 중국은 개도국의 순자본 제공자가 아니라 채권 회수국”이라며 “앞으로는 빚을 회수하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대출의 상당 부분이 인프라·자원 확보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신규 대출은 크게 줄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유럽 등 서방의 원조와 무역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로위연구소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올해 초 모든 대외 원조를 전면 중단했고, 유럽 역시 내정 문제로 지원을 대폭 축소했다”며 “개도국들은 중국발 빚 상환과 함께 무역전쟁, 미국의 관세 인상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보고서는 “중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부실채권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지만, 자국 내에서는 국영은행 등 채권 회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 한 해가 개도국 부채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로위연구소는 “개도국들이 중국발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서방의 지원 축소와 글로벌 무역환경 악화까지 겹치면서 사회 불안, 필수 서비스 축소, 경제성장 둔화 등 연쇄적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한때 ‘개발의 사다리’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개도국을 겨냥한 ‘부채의 덫’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채무 구조조정, 추가 원조, 다자간 협력 등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질적 해법 도출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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