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안산 호수공원에서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 11주년을 기념해 열린 ‘외국인근로자한마당’ 행사장에서 만난 박영범(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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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수생 제도 시행 당시 인권 침해, 불법체류 등 각종 문제가 빈발하자 정부는 2004년 8월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새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매년 3만~4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나라에 찾아와 일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체류기간은 기본 3년이지만, 사업주 동의하에 1년 10개월을 더 일할 수 있다. ‘성실근로자’로 인정받으면 본국에 3개월 다녀온 후 4년 10개월을 더 일할 수 있어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가 더 늘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고용허가제는 많은 나라에 있는 비슷한 제도 중에서도 우수사례로 꼽힌다. 일본은 여전히 산업연수생 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대만은 100% 민간이 운영하는 고용허가제를 가동 중이다. 우리나라 고용허가제는 두 나라 제도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최소화해 산업연수생 시절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인권침해, 불법체류를 크게 줄였다. 아울러 민간 인력업체의 관여를 최소화해 당사자의 비용부담도 최소화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UN 공공행정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이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E-9비자)는 27만 8000명(7월 기준)에 불과하다. 일반 외국인 근로자(E-9)는 고용노동부가, 중국·구소련 국적의 동포에게 부여하는 방문취업자(H-2비자)는 법무부가, 다문화정책은 보건복지부가, 재외동포관련 사항은 외교부가 담당이다.
중국동포가 H-2 비자를 받아 법무부를 통과하면 별다른 신고 절차 없이도 국내에서 일할 수 있다. 이들의 규모는 29만 6000명에 이른다. 박 이사장은 “이들에 대한 통합관리가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를 안 쓸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앞으로 이들을 지금처럼 근로자로 받을 것인가? 아니면 이민자로 받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일자리 잠식에 대한 우려에 대해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 이사장은 “외국인 근로자와 내국인 근로자간의 일자리는 이미 분리된 상태”라며 “기업이 저임금 외국인 인력을 활용해 벌어들인 수익 중 일부는 고용분담금으로 받아 근로자 복지증진사업 등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