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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계산법이 바뀐다[0과 1로 보는 부동산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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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I 2026.08.29 14: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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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00%…두 달 연속 인상
금융비용·공사비·규제 부담 동시 확대
PF 만기 집중에 개발사업 부담 가중
레버리지보다 현금흐름·만기 관리 중요

[허진호 알스퀘어 투자개발본부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 16일 3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상한 것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연속 인상한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금리 인상을 재개하자마자 ‘백투백’(연속 인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여러 연구기관이 금리가 완만하게 내려갈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기가 급반등하고 중동 상황의 여파로 물가가 불안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은행은 탄탄한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고 금리 동결과 인상 전망이 팽팽했던 시장의 예상을 깨고 연속 인상을 택했다. 부동산 개발이나 투자를 계획할 때도 이제는 금리가 곧 내려갈 거라는 기대를 접고 당분간 높은 금리가 계속된다는 전제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사진=챗GPT로 생성)
(사진=챗GPT로 생성)
지금 부동산 사업의 비용을 끌어올리는 힘은 세 가지다. 첫째는 돈을 빌리는 비용이다. 서울과 분당의 오피스 대출금리는 평균 4% 초반, 물류센터는 그보다 더 높아졌다. 그런데 정작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익률과 대출금리의 차이는 좁아지고 있다. 이 차이가 클수록 대출을 받아서 투자하면 이득이 컸는데 지금은 그 이득이 거의 사라진 셈이다.

둘째는 짓는 비용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아홉 달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공사가 늦어지면 그 사이 이자 비용과 공사비가 동시에 불어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이 부담은 더 커진다. 겉으로 보이는 건설 수주액은 늘었지만, 이는 물가가 올라 금액이 커진 것뿐이고 실제 건축허가는 줄고 문을 닫는 건설사는 늘고 있다.

셋째는 규제 비용이다. 정부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며 대출 총량을 조이고 있고,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자기 돈을 더 많이 넣도록 요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고 있다. 결국 돈이 비싸지는 동시에 구하기도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개발사업이 맞닥뜨린 만기의 벽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은 평균적으로 자기 돈이 3%밖에 없고 나머지는 전부 빌린 돈으로 굴러간다. 완충장치가 이렇게 얇다 보니 분양, 대출, 공사비 중 하나만 어긋나도 곧바로 위기로 이어진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과거 조달한 대규모 대출의 만기가 한꺼번에 몰려 있는데 하필 이 시점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 실제로 원래는 이 시기에 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을 갈아타기 쉬워질 거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그 계획의 전제 자체가 무너진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태영건설은 자기 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보증까지 섰던 사업이 부실해지며 경영위기를 겪었고, 결국 알짜 자산을 팔아 위기를 넘겼다. 반면 롯데건설은 만기가 몰리기 전에 미리 대출을 장기로 바꿔두어 같은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두 회사의 차이는 결국 얼마나 미리 준비했는지에 달렸었다. 지역별로 봐도 서울의 우량한 자산은 비교적 빨리 정리되지만 비수도권이나 수도권 외곽 부실 사업은 팔리지 않고 계속 쌓이고 있다.

정리하면 위기는 금리 그 자체보다 자기 돈이 부족하고, 갚을 시점이 한꺼번에 몰리고, 자산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면 터진다. 금리 인상은 이런 약점을 더 빨리, 더 크게 드러내는 방아쇠일 뿐이다.

이미 완공된 건물에 투자할 때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수익률과 대출금리 차이가 좁아지면서 대출을 많이 받아 수익을 극대화하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얼마나 좋은 위치인지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확보하고 있는지, 임차인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대출 만기가 언제인지가 더 중요해졌다. 자금은 이런 조건을 갖춘 우량한 자산으로만 몰리고 있다.

앞으로는 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로 사업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대출 만기가 한 시점에 몰리지 않도록 미리 분산해두고 자기 돈을 더 확보해 완충장치를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 무리하게 대출을 많이 받기보다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하면 금리가 고정되는 상품으로 바꿔두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임차인의 신용도와 공실 위험, 원가 상승을 버틸 여력을 기준으로 자산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특히 비수도권이나 분양에 크게 의존하는 사업일수록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좋은 자산과 좋은 사업은 지금도 분명히 있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을 뿐이다. 금리, 공사비, 규제라는 세 가지 비용이 동시에 오르는 지금, 단순히 위치가 좋고 임대료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승부는 얼마나 많은 자산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뒀는지에 따라 갈릴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냉정한 재계산이다.

허진호 알스퀘어 투자개발본부장. (사진=알스퀘어)
허진호 알스퀘어 투자개발본부장. (사진=알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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