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출신' 김병기 "스파이" 저격에 태구민 "이런게 정치냐"

박지혜 기자I 2020.04.28 09:58:1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탈북민 출신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자신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 평가 관련 “스파이”라고 지적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태 당선인은 28일 오전 페이스북에 ‘진정성과 일로써 신뢰받는 정치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북한 김정은의 신변과 관련해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저는 언론을 비롯한 곳곳에서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질문을 받았고, 그때마다 저의 답변은 일관됐다”고 운을 뗐다.

태 당선인 그동안 자신이 “북한은 정보가 매우 제한적인 사회이고, 특히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최고위층 간부들도 모를 정도로 극비사항이다”, “어떤 방향이든 상황을 단정 짓기보다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 “김정은 신변에 대해 장기간 침묵하고 있는 북한 반응은 이례적이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런 측면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북한 급변 사태 시, 후계 구도를 비롯한 내부 권력투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한 견해와 분석을 통해 최대한 국익에 도움이 되고자 다양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드렸다”고 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 당선인은 “그런데 저의 이러한 견해 표명에 대해 ‘정보 있으면 스파이다’, ‘알면 얼마나 안다고’ 운운하며 저를 비방하는 일부 정치인과 관련자의 행태를 접하면서 ‘이런 것이 정치인가’라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김정은 신변문제를 비롯한 북한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오가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왜 정치적으로 공격의 빌미가 되고, 편 가르기에 이용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 문제는 우리 사회의 첨예한 이념적 이슈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럴수록 사실을 토대로 한 냉철한 분석과 전망, 다양한 의견에 대한 존중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21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 많은 것을 다짐하게 되는 요즘”이라는 태 당선인은 “상대를 짓밟아 나를 돋보이는 정치가 아닌, 진정성과 일로써 신뢰받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면서 글을 맺었다.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출신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최근 여러 통의 전화에서 ‘태XX가 그러는데…’로 시작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그분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 있나. 있으면 스파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태 당선인이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 데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판단을 할 때 ‘전제’를 세우는데 극도로 신중해야 하는데, 상당수의 전문가조차 이를 무시하고 상황을 사실로 단정, 갖은 의혹을 쏟아내곤 한다”며 “자칫 분위기에 휩쓸리면 엉뚱한 결론을 내리거나 사람 잡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김 의원은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김 위원장에 대해 “건강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며 “나름 여러 출처를 종합해서 내린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모르면 조금 기다려 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김정은은 조만간 ‘짠’하고 등장할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김 의원은 오래전 북한 분석전문가인 선배로부터 ‘북한 문제는 목소리 큰 X이 왕이야’라는 말을 들었다며 “아무렇게나 떠들어도 결과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고, 조금 지나면 잊어버리는 것이 북한 문제라며 개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지적했다.

또 “상황을 판단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정보의 출처다”라며 “아무리 그럴듯해도 출처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상’이지 ‘판단’은 아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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