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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트서 채소 키우는 K스마트팜…세계로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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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8.21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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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시대, AX로 여는 K농업의 길]①
60개국·23건 FTA 발효…한·미 농업시장 개방률 97.9%
지난해 농식품 수출 첫 100억달러…10년 연속 증가
농기계·종자·스마트팜 수출도 32.4억달러로 역대 최대
AI·데이터·운영서비스 결합한 ‘패키지 수출’ 본격화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 뉴욕의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매장 안에선 매일 신선한 채소가 자란다. 한국 기업이 설치한 도심형 인공지능(AI) 농장 덕분이다. 매장에서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채소는 별도의 유통 과정 없이 곧바로 고객의 장바구니에 담긴다. AI가 소비자의 수요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원격제어 시스템이 재배 환경을 24시간 관리해 도심 한복판에서 필요한 작물을 길러내는 방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엔 한국의 스마트농업 기술을 한데 모은 2000제곱미터(㎡) 규모의 시범온실도 지어지고 있다. 수직농장과 유리온실에 스마트팜 관리 AI 로봇과 디지털트윈 기반 환경제어 플랫폼을 결합해 사막기후에 맞는 재배방식을 실증하는 시설이다. 개별 기자재가 아닌 농장 운영체계 전체를 중동시장에 선보이는 수출거점이 들어서는 셈이다.

퓨처커넥트의 도심형 스마트팜 솔루션 ‘리브팜 그로우'(livfarm GROW) (사진=농림축산식품부)
퓨처커넥트의 도심형 스마트팜 솔루션 ‘리브팜 그로우'(livfarm GROW) (사진=농림축산식품부)
한국 농업의 수출 영역이 농식품에서 AI 기반 스마트팜과 농장 운영체계로 넓어지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시장 개방의 폭이 커지자, 품질 고도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농사짓는 ‘기술’과 ‘방식’까지 해외시장에 내놓으며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개방 파고 넘어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04년 칠레를 시작으로 현재 60개국과 23건의 FTA를 발효했다. FTA 상대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아세안(ASEAN) 등 주요 경제권으로 확대되면서 농축산물 시장의 개방 폭도 커졌다. 협정에 따라 관세가 단계적으로 낮아지면서 국내 농가와 수입 농축산물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시장 개방의 압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업 부문 시장개방률은 한·미 FTA가 97.9%, 한·EU FTA가 96.3%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FTA 체결국으로부터 수입한 농식품은 196억 8000만달러(약 27조원) 규모로, 이들 국가에 수출한 농식품 43억 6000만달러의 4배를 웃돈다.

경쟁이 거세지자 국내 농업은 시설화와 자동화, 품종 개량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가격만으로 수입 농산물과 경쟁하기보다 차별화된 품종과 높은 당도, 고도화된 선별·포장을 앞세워 해외 프리미엄 시장으로 판로를 넓혔다. 시장 개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산 기반을 개선하고 수출 경쟁력도 키운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수출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4.2% 증가한 103억 9440만달러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15년 이후 10년 연속 증가세다. 올해 상반기에도 53억8000만달러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농산물 넘어 농기계·스마트팜까지 수출 외연 확대



농식품에 이어 이를 생산하는 기술과 기자재도 해외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온실 환경제어 장비와 자율주행 농기계, 생육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등 농업 전후방산업이 또 다른 수출 성장축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지난해 농기계와 종자, 스마트팜 등을 포함한 농산업 수출액은 32억 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 방식도 개별 기자재 판매에서 시설 설계와 환경제어, 재배·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패키지형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엔 AI가 있다. AI는 작물의 생육 상태와 병해충 발생 가능성을 분석해 물과 비료 등 농자재 투입량을 조절하고 생산량과 출하시기를 예측한다. 국내 농업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재배 모델을 해외 기후와 품종에 맞게 적용하면 농장 운영체계 전체를 수출할 수 있다.

정부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농산업 수출에 힘쓸 방침이다.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자재와 기술, 운영 서비스를 함께 수출하도록 지원하고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현지 실증도 뒷받침한다. 오는 2028년까지 충남 서산에 스마트팜 기술 전시와 실증, 수출 상담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팜 수출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패키지형 수출의 기술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농업·농촌의 AI 전환도 추진한다. 수출형 고효율 온실을 구축하는 한편 기관별로 흩어진 농업 데이터를 연결·표준화해 민간에 개방한다. 기업엔 스마트팜 데이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공해 실제 농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대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마트팜은 AI·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이 중요한 만큼 종자와 농기계까지 결합한 패키지를 해외에 턴키 방식으로 제공하면 수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며 “현지 기후와 작물 데이터를 활용한 운영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시설 설치를 넘어 재배·관리 서비스까지 수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작 지원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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