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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공개된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잠재적 충돌과 관련, 억지력을 유지하고 자국 목표를 달성하려면 핵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보유가 궁극적으로 러시아를 보증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미국·나토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동시에, 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란 설명이다.
헤인즈 국장은 또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은 시간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남아 있는 최선의 방안이 (종종) 전투를 중단하는 등 몇 년이 걸리든 전쟁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크게 획득할 만큼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가 강제 동원령을 내리지 않고, 제3자로부터 탄약도 공급받을 수 없다면 현재 수준의 공격조차 지속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현재 점령한 영토를 유지하고 방어하는 군사 목표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전쟁 자금조달 능력을 마비시킨 일련의 제재와 전장에서의 손실로 러시아는 핵무기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미 정보당국 수장들 역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당초 기대했던 ‘주요 영토 확보’라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을 잘못 계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앞으로 지속적인 병력부족, 병참 차질, 사기저하 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 실패를 만회하려고 핵 위협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게 미 정보당국 수장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즉, 푸틴 대통령이 핵 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전황이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헤인즈 국장은 이외에도 러시아가 중국과 무기를 거래하거나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등 미국에 맞서기 위해 안보 및 외교 부문에서 공조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그는 청문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에 대해 “미국과 나토와 같은 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영역에서 관계가 심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전략적 경쟁이 격해짐에 따라 세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권위주의 부상을 저지하고 되돌릴 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 몇 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