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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맥주 에비스 말 바꾼 가격정책 '묶음 판매' 실시

김용운 기자I 2017.11.21 10:39:27

29일부터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에서 묶음 판매
지난 9월 국내 론칭 시 고가 정책 유지 밝혀
두 달여만에 묶음 판매 통해 사실상 할인 동참

일본 맥주 에비스 500ml 캔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연말연시에 거품을 뺀 가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기획했다.”

일본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를 표방한 에비스가 가격 정책을 뒤집었다. 에비스를 수입하는 엠즈베버리지는 오는 29일부터 에비스 맥주의 묶음 판매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500ml 3캔에 만원, 350ml 4캔에 만원씩에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9월 국내에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인 에비스의 판매가는 500mL 기준 4700원, 350mL 기준 3900원이었다. 일본에서 같은 급의 맥주로 평가받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가 국내에서 500mL 기준 3800원, 4캔 기준 1만원에 판매했기 때문에 비싸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종완 엠즈베버리지 대표는 출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가 일반화되었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수입맥주를 원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것을 그간 시장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최고의 맥주라는 브랜드가치를 지키기 위해 당분간 가격할인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여만에 입장을 바꾸고 묶음 판매를 통한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이에 대해 에비스 관계자는 “연말연시 국내 소비자들이 에비스맥주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즐거운 송년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에비스가 가격 정책에 변화를 준 이유는 결국 기대했던 것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 관계자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외에도 기네스와 스텔라 아스투아 등 유럽의 프리미엄급 맥주들도 이미 4캔 만원에 묶여 파는 국내 시장에서 에비스의 고가 정책은 처음부터 의문이었다”며 “여기에 유통채널의 묶음 판매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가격에 거품이 껴 있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며 “국내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일본의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라며 고가 정책을 편 것이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에비스는 일본에서 ‘복을 가져다주는 신’의 이름이다. 덕분에 에비스는 일본에서 특별한 기념일에 마시는 맥주로도 명성이 높다. 또한 도쿄에 있는 에비스 역이 바로 에비스 맥주를 생산했던 공장 터에서 유래했을 만큼 일본인들에게 각별한 의미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매일유업 계열사인 엠즈베버리지는 2011년 설립 이후 국내 시장에 삿포로맥주를 수입·유통하고 있다. 2015년부터 삿포로맥주 측과 협의를 진행한 끝에 올해 에비스의 국내 판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에비스의 일본 외 판매는 한국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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