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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재정' 내세운 정부…총선 의식해 긴축 제대로 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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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23.08.29 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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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예산안]
내년 재정수입 612조…올해보다 13.6조 감소전망
법인세·자산세수 급감 전망…국세수입 올해比 8.3%↓
내년 재정수지 적자 -3.9%…1년 만에 어긴 재정준칙
“재정준칙 법제화 포기선언”…올해 재정준칙도 어려워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정부가 내년 역대급 세수한파에 재정건전성을 위해 강조해온 재정준칙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재정지출 증가율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억눌렀지만, 세입 감소가 너무 큰 탓이다. 재정 전문가 사이에 긴축재정·건전재정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대로 긴축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년 재정수입 612조…올해보다 13.6조 감소 추계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내용’에 따르면 내년 전체 재정수입(총수입)은 612조1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625조7000억원) 대비 2.2%(13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계했다. 2년 전인 2022년 재정수입(617조8000억원·결산기준)보다도 세수가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재정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재정수입이 2년 전보다 축소된 경우는 처음이다. 또 결산 기준으로 직전년도보다 재정수입이 적은 경우도 없었다. 이례적인 세수한파 상황이다.

국세수입 전망치는 더 나쁘다. 기재부는 내년 국세수입이 367조4000억원으로 올해(400조5000억원)보다 무려 8.3%(33조1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 기금수입 및 세외수입이 증가가 없다면 재정수입이 더 쪼그라들 것이라는 얘기다. 기재부에 따르면 내년 기금수입과 세외수입은 올해 대비 각각 2조9000억원, 16조5000억원 늘어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정부가 역대급 세수한파를 예상한 이유는 실적 둔화에 따른 법인세 감소, 자산시장 불황에으로 인한 양도소득세 감소가 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세는 통상 1년 뒤에 납부하기에 올해 수출부진이 내년 세수 부족으로 이어진다. 기재부는 내년 법인세가 77조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6%(27조3000억원)이나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올해 세수재추계 결과는 내달 초에 따로 발표키로 했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40조원에 가까운 세수결손이 발생하자, 세수를 재추계해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이는 8월말이 기한인 법인세 중간예납 신고, 7월말 마감한 2023년 1기 확정 부가세 신고 결과 등을 반영해 정확도를 높이려는 취지에서다.

전문가들은 내년 세수추계치를 고려하면 올해 재추계 결과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재추계 과정에서 올해 세수가 최대 50조원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올해보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더 좋다고 판단한다는 것은 올해 국세수입이 360조원도 힘들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기재부)


1년 만에 못 지킨 재정준칙…“사실상 재정준칙 포기선언”

세수 급감에 재정준칙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재정준칙 법제화는 정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0%를 넘어설 때는 적자 폭을 2% 이내로 유지해 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전성의 핵심을 재정준칙의 구속력 강화로 판단, 지난해 9월부터 법제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내년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로 3%를 크게 넘어선다. 이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목표인 2.6%보다 1.3%포인트나 나빠진 것이다. 재정준칙 법제화에 반대하는 야당을 강력 비판해온 정부가 집권 2년만에 스스로 재정준칙을 깨는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9%라는 것은 정부의 노력이 매우 부족했다는 의미”라면서 “세수가 부족한 만큼 지출을 더 다이어트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준칙도 사실상 포기 선언을 했다. 야당(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할 구실이 더 없을 것”이라며 “현재는 경제위기도, 대량실업도,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온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경제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리재정수지를 3% 이하로 가려면 내년 총지출 증가율을 (올해보다) 마이너스로 가져가야 한다”며 “경제상황, 민생, 국민들의 소요를 감안해 고심끝에 총지출 증가율을 역대 최저 수준인 2.8%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3% 이하인 2.99%로 낮추려면 정부 지출은 올해보다 0.7% 줄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올해도 재정준칙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해 세수 부족분 만큼 불용 또는 기금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아서다. 이 경우 부채를 확대할 수밖에 없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늘어나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정전문가는 “정부가 아직 불용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기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올해도 재정준칙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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