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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지난 주말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군사·통신 인프라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계획하고 실행한 러시아의 중요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를 위한 테러 공격이 분명하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기 위해 2018년 개통한 19km 길이의 다리다. 러시아는 옛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된 크림반도를 2014년 병합했다. 크림반도 병합 자체가 푸틴 대통령의 ‘공적’인 만큼 크림대교는 그 상징과도 같다.
우크라이나측은 공식적으로 크림대교 폭발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월 한 행사에서 “우리는 크림반도를 되찾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영토다. 우리는 우리가 정한 방법으로 크림반도를 탈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역의 10여개 도시들은 이날 아침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수도와 전력 공급선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사상자가 발생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추가 공격할 경우 “더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만약 우리 영토 대한 테러 행위를 하려는 시도가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더 가혹할 것이고 그 규모도 러시아 영토에 대해 가해진 위협의 수준에 비례할 것”이라고며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림대교 폭발 사건은 지난 8일 발생했다. 크림대교의 자동차 통행로에서 트럭이 싣고 가던 폭탄이 터졌고, 옆의 철로를 지나던 화물열차의 유조차들에 불이 붙었다. 이 사고로 다리의 일부가 파괴됐으며, 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해 보고받으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계획하고 실행한 것”이라며,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러시아의 주요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려는 테러행위”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은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에 직접적인 보복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CNN 모스크바 지국장을 지낸 질 도허티는 “(푸틴은) 크림대교에 대한 도발적 공격이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겨냥한 모욕이라고 받아들이고 무자비하게 보복할 공산이 크다”며 “푸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되찾아오는 것이 그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믿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이날 공습에 대해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며 강력 규탄했으며, 주요7개국(G7)은 11일 긴급회동을 통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