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는 피지컬 AI 시장의 가장 큰 병목으로 ‘3D 데이터 부족’을 꼽았다. 거대언어모델(LLM)은 인터넷에 공개된 텍스트·이미지·영상으로 학습을 시작할 수 있지만 로봇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사람이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과 실제 공장 설비를 로봇이 이해하려면 이를 3D 데이터로 다시 구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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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기존 3D 솔루션으로 완벽하게 커버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우리가 갖고 있던 CAD 엔진이 시장에 진입하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로봇이 배울 3D 데이터 없다”…심레디 자동화 승부
로봇이 노트북을 열기 위해서는 겉모양뿐 아니라 어느 정도 힘을 줘야 힌지가 움직이는지, 재질에 따라 얼마나 미끄러지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기존 CAD는 제품의 형상과 부품 구조에는 강하지만 이런 물리적 특성까지 담고 있지는 않다.
엔닷라이트는 기업이 보유한 CAD 파일을 활용했다. 공장 설비나 제품의 CAD 데이터를 가져와 가상 환경에 필요한 물리적 속성을 AI가 자동으로 추론해 넣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렇게 시뮬레이션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데이터를 ‘심레디’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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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도를 높이는 작업도 자동화하고 있다. 실제 환경과 시뮬레이션의 차이인 ‘심투리얼 갭’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물리 값을 조정해 다시 데이터를 만드는 피드백 과정을 반복한다.
박 대표는 제조기업의 실제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이 향후 경쟁력이 될 것으로 봤다. 일반적인 물체의 물성 추론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업체 간 격차가 줄어들 수 있지만 실제 제조라인의 설비 데이터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제조라인 컨베이어벨트도 회사마다 강성이나 마찰값 등이 모두 다를 것”이라며 “핵심 제조 대기업의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많이 다뤄봤느냐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기반이 강한 한국이 피지컬 AI 데이터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강점이라는 것이다.
로봇 성능 ‘기준’ 만든다…벤치마크 선점 나서
엔닷라이트는 피지컬 AI용 시뮬레이션 환경과 벤치마크 구축에도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산업현장의 조건을 가상공간에 최대한 동일하게 구현해 어떤 AI 모델과 로봇, 시뮬레이션 환경을 조합해야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 평가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기업이 로봇을 공장에 투입하기 전 어떤 월드모델과 휴머노이드,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성했을 때 효과가 큰지를 평가할 기준이 필요하다”며 “엔닷라이트는 실제 환경과의 차이를 최대한 줄인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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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엔닷라이트는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국내 사업 비중이 높지만 미국에는 이미 법인을 두고 직접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지금이 피지컬 AI 데이터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고 봤다. 그는 “심레디 시장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2~3년 안에 누가 강자가 될지가 결정될 것 같다. 저희도 그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목표는 심레디 분야의 글로벌 선두기업이다. 로봇 성능과 산업 적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벤치마크 구축에도 적극 참여해 피지컬 AI 생태계의 평가 기준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어떤 모델과 시뮬레이션, 로봇 조합으로 가야 하는지 기준점이 필요하다”며 “지금 하는 작업들이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왕이면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미래 먹거리를 결정짓는 데도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