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아’ 마이런 “연내 1.5%p 인하” vs 연준 '매파' “성급한 완화 안 돼”(종합)

김상윤 기자I 2025.09.23 08:08:19

마이런 “과도 긴축, 실업률 상승 위험”…연내 1.5%p 인하
보스틱·무살렘·해맥 “물가 목표 상회…추가 인하 여력 제한”
두 차례 FOMC, 초 비둘기와 매파 간 정면충돌 불가피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가 “올해 총 1.5%포인트 인하”를 공개 주장하며 소수 의견을 고수한 반면, 라파엘 보스틱·알베르토 무살렘·베스 해맥 등 매파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경고하며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사진=AFP)
마이런 “현 금리 2%p 과도 긴축…실업률 상승 위험”

마이런 이사는 22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관세, 이민 제한, 세제 개편 등으로 중립금리가 낮아진 만큼 현재 금리는 약 2%포인트 과도하게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불필요한 해고와 실업률 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안에 총 1.5%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 결정에 반대표를 던지고 홀로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중립금리를 2.5%로 추정하는 그는 “목표 수준에 신속히 근접하려면 공격적인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도 반대표를 고수하겠다고 예고했다. “형식적 합의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말로 ‘연준 이단아’의 면모를 드러냈다.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직은 무급 휴직 상태로, 그는 내년 1월까지 연준 이사로 활동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보스틱 “오늘이라면 인하 반대…인플레 목표 복귀는 2028년”


하지만 대표적 매파인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전혀 다른 그림을 제시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경제가 고용 둔화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돈다”며 “오늘이라면 (금리 인하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올해 전체 전망에 단 한 차례의 인하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 차례 인하가 단행된 만큼 남은 회의에서는 추가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의미다. 보스틱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말 3.1%까지 상승하고 실업률은 4.5%로 소폭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하는 시점은 2028년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내놨다.

그는 “관세 인상으로 기업 비용은 늘었지만 소비자 가격 전가는 완화됐다”며 “다만 그 효과가 앞으로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 고용 둔화의 3분의 1은 이민 제한으로 노동 공급이 줄어든 결과”라며 “공급 측면 도전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무살렘 “추가 인하 여력 제한적…중립 근접”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고용 방어 차원에서 지난주 인하에는 찬성했지만,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 그는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이번 0.25%포인트 인하는 완전고용을 지키기 위한 예방적 조치였다”면서도 “추가 인하의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무살렘은 “현재 금리는 다소 긴축적 수준과 중립적 수준 사이에 있다”며 고용이 더 악화하면 인하를 고려할 수 있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 호조와 낮은 신용 스프레드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관세 효과는 예상보다 작았지만 노동 공급 둔화 등 요인들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해맥 “노동시장 견조…금리 제약 풀면 과열 우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같은 날 대담에서 완화 신중론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금리 제약을 제거(인하)하는 데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제약을 풀면 경제가 다시 과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해고 건수와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며 노동시장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4년 넘게 2% 목표를 상회하고 있어 “향후 몇 년간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인하에도 정책 기조가 “매우 약간만 긴축적인 수준”이라며 사실상 중립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은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 상황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강조했다. 해맥은 이달 초에도 9월 인하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연내 남은 두 차례 FOMC에서 ‘이단아’ 마이런의 완화론과 다수 매파의 신중론이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주 0.25%포인트 인하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 완화에 나섰지만, 향후 행보를 둘러싼 위원들의 전망은 크게 갈린다. 7명은 추가 인하가 없을 것으로 봤고, 10명은 연말까지 최소 0.5%포인트 인하를, 2명은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이런의 주장에 힘을 싣지 않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을 73.6%로 반영했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금융 여건은 오히려 완화적이고 고용도 여전히 탄탄하다”며 “연준 정책이 지나치게 긴축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