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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재에 韓수출 일부 악영향…車 `빨간불`·반도체 `노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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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I 2022.02.27 15:33:47

러시아 수출 비중 1.5%, 우크라이나 0.1% 미미
대러 경제 제재…세계 교역 둔화·공급망 차질 우려
러 반도체 소비 0.1%뿐…현대차 매출은 감소 전망
사태 장기화 대비해야…원자재 가격 상승 경계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재 때 적용했던 강력한 수출 통제 조치를 러시아에 적용한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업종별로 수출 제재 대상인 반도체산업의 경우 러시아 비중이 크지 않아 큰 문제가 없지만, 자동차업종은 일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7일 주한러시아대사관이 위치한 중구 정동길에서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향후 수출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가 많아지면 전 세계적으로 교역이 위축되고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압력이 커져 국내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내 실물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며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美, 대러 수출 제재…韓 “국제사회 노력 동참”

미국은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포괄적 제재를 결정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특정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 혹은 장비를 활용해 생산된 제품을 미국산으로 간주, 러시아로 수출할 때 미국 허가를 요구하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을 적용하는 대(對)러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전자(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센서·레이저, 항법·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등 7개 분야가 대상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처가 러시아에 바로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러시아 경제에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러 수출 비중 1.5% 불과…직접 영향 미미

우리나라도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반도체·자동차 기업도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무력침공 억제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러 수출 제재 동참에도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우크라이나는 0.1% 수준으로 교역 규모가 매우 작아서다. 다만, 대러 제재로 인한 수출기업의 직·간접적인 피해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서 “대러 제재 품목을 취급하는 수출기업의 손실 발생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하고 규모가 큰 거래의 경우 피해가 있을 수 있어서 무역보험 등 기업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타격 없을 것…잠재 위험에 주목”

한국 수출의 큰 축을 맡고 있는 반도체가 대러 제재 대상에 포함됐지만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가 소비하는 반도체 규모 자체가 작아서다. 미국 반도체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소비되는 반도체는 전 세계 전체 반도체의 0.1%에 불과하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국내기업과의 거래량도 미미하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쪽 수출량이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작다”며 “러시아는 PC나 스마트폰·데이터센터 등 생산과는 거리가 멀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자동차업종은 상황이 다르다. 러시아에 현지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005380)는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달 기준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의 출하 대수는 전체 글로벌 공장의 6.4%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대러 제재로 인한 잠재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수출에 간접적인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대러 제재 품목이 향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는지 이슈가 있을 것이고 추가 제재가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은 규모가 작고 우리가 주력하는 반도체 등의 수출 비중이 높지 않다”며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할지에 주목을 해야 한다. 지지할 경우 미·중 갈등이 심화해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러 제재가 우리 경제를 뒤흔들 만큼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오히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촉진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급망 차질 대응 필요…무역적자 폭 감소 관건

우리나라는 대러 제재로 인한 수출 영향보다 공급망 우려가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5위 옥수수 생산국이자 세계 7위 밀과 철광석 생산국가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 데스크가 분주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주산지인 일부 광물자원 수급 차질로 인한 비용 상승과 공급망 충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순위가 높은 일부 광물 자원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이라서 세계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러시아산 가스 등 원자재 수입 전면 중단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38%이며, 독일은 49%로 절반에 가깝다.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 중단을 선택할 경우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전력난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공급 불안정은 기타 상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수출이 둔화하면 무역적자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무역수지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12월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달 적자 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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