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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구스(거위) 다운은 덕(오리) 다운보다 충전성이 높아 보온성이 더 우수하고, 가격이 비싸다. 다운 제품은 솜털(다운) 비율이 80% 이상인 제품인데 이번 조사에서 일부 제품은 거위털 비율이 6~5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문제에 대해 이규진 한세대 섬유패션디자인학과(한국패션비즈니스학회장) 교수는 “OEM 업체가 제출하는 원재료 인증서를 그대로 신뢰하는 패션 브랜드들의 관행 때문에 혼용률 오기재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생산 비용 등을 고려해 해외 생산이나 OEM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브랜드사가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충전재가 사전 기획된 것과 같은 것인지 실물을 확인하는 절차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브랜드들은 일정과 비용 때문에 실물 확인을 생략하곤 한다”며 “그러면 오기재뿐 아니라 혼용률 조작이 발생해도 잡아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브랜드의 샘플 검사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PPS(Pre-production·생산 전 샘플)와 완제품 초도 샘플만 검사한다. 이 때문에 수천 벌의 패딩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배치가 섞여도 외관상 거의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대량 생산품에 대한 전수검사는 사실상 포기한 구조”라며 “완성품 품질보증(QA)에서 충전재 성분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OEM사와 브랜드간의 ‘책임 공백’도 문제다. OEM은 “인증서를 제출했다”고 하고, 브랜드는 “샘플을 검사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양측 다 충전재 실물을 검증하지 않을 경우, 오기재·혼입·저가 충전재 사용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국제 기준에 못 미치는 국내 규정도 개선 과제다. 해외 주요국은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를 단순한 표기 오류가 아닌 ‘소비자 기만 행위’로 규정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A)는 직물섬유식별법(TFPIA)에 따라 허위 혼용률 표기 적발 시 리콜 명령과 고액의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한다. 규제대상엔 제조사뿐 아니라 유통 플랫폼까지 포함된다. 유럽연합(EU)은 유럽 내 다운·깃털 제품 표준(EN12934) 기준에 미달한 제품에 대해 즉시 판매 중단을 명령하고, 반복적으로 위반한 기업에는 시장 접근 제한 조치를 내린다. 캐나다 역시 공정 경쟁 질서 훼손으로 간주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와 재발 방지 프로그램 이행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사전 검증-시장 감시-사후 제재’ 구조가 형성돼 있다. 반면 한국은 문제 발생 이후 보완하는 ‘사후 대응 중심 체계’다.
K패션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단순한 표기 오류를 넘어 브랜드 신뢰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는 문제다. 국제 기준이 엄격한 시장일수록 품질 정보의 정확성이 중요한 만큼, 이러한 관리 부실은 해외 진출 전략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K패션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실물 중심 검증 체계를 갖추고, 제조사와 판매 플랫폼이 책임을 분담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제조단계에서 필요한 4가지 방안도 제시했다. △브랜드의 실물 기반 원재료 검증 △배치별 충전재 샘플을 제3기관에서 수거·대조하는 시스템 도입 △OEM의 충전 공정 자동화·로그 관리 의무화 △브랜드와 OEM 간 QA 책임 범위 명문화 등이다.
이 교수는 “현재의 패딩 제조 생태계는 서류 중심·샘플 중심·책임 공백이라는 3중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며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혼용률 오기재 논란은 일시적 이슈가 아니라 고질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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