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기업)③인도 최대재벌 타타그룹

김윤경 기자I 2004.03.04 12:21:11
[edaily 김윤경기자] 최근 대우 상용차 부문을 인수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인도 타타모터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을지 모르나 타타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도 눈독을 들여 국내 업체들의 주목을 받았었다. 그런가 하면 타타철강은 한보철강 인수에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론 부인했지만 타타철강이 AK캐피탈의 인수대금 미납으로 매각이 무산된 한보철강을 손에 넣으려고 했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타타모터스와 타타철강은 타타그룹 산하 주력 계열사들. 타타그룹은 한국의 삼성그룹에 비견할 만한 인도 최대의 재벌그룹이다. 인도에선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는 몰라도 타타그룹의 라탄 나발 타타 회장(65)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인도 산업의 태동및 발전과 맥을 같이한 타타그룹의 120여년 역사 자체가 인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삼성" 타타그룹 타타그룹은 엔지니어링과 원자재, 에너지, 화학, 소비재, 커뮤니케이션&IT, 서비스 등 7개 주요 사업부문에서 80개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여기에 지주회사 타타선즈, 그룹 경영전담업체 타타인더스트리즈까지 모두 82개 기업을 포괄하고 있다. 이 가운데 31개 기업이 상장돼 있고 총 고용인원은 21만443명에 달한다. 그룹 전체의 지난 회계연도말 기준 자산가치는 105억2400만달러다. 그로스블록(Gross Block; 장부가 고정자산+자본-현재진행작업)은 89억8600만달러. 타타그룹은 정부 재정에 약 2.7% 정도를 기여하고 있다. 타타그룹의 창업자는 잠셋티 나사르완지 타타(1893~1904)다. 봄베이(현 뭄바이) 엘핀스턴대학에서 수학한 그는 1858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수출회사에 참여, 사업에 뛰어 들었고 일본과 중국, 유럽, 미국 등지에 지점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의 주력 산업은 면직공업. 타타 또한 면화의 생산과 수출을 통해 많은 이윤을 얻었고 이를 통해 공업화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전력산업에 뛰어 들었으며 1900년대 들어선 인도 최초로 제철소를 짓기 시작했다. 1907년 이 제철소들을 하나로 묶어 타타철강이 탄생했다. 전력과 제철 기업을 운영하면서 사업기반을 다진 뒤 2세인 도라브지 타타와 JRD 타타가 석유화학, 시멘트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타타그룹 형성의 기초를 다졌다. 현 회장인 라탄 타타는 창업자의 증손자로 지난 91년 회장에 취임한 뒤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등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해 인도 최대 재벌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했다. ◇타타모터스, 세계화를 꿈꾼다 소비재에서부터 중공업 장비까지 제조업은 물론, 호텔과 금융같은 서비스업과 최첨단 IT 산업까지 인도의 전 산업에 타타그룹의 파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지만 이 가운데 주력 기업은 단연 타타모터스와 타타철강. 이 두 업체의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인도 유일의 종합 자동차업체인 타타모터스는 지난 1945년 설립됐다. 초기엔 트럭 모델 하나만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 소형 승용차에서 대형 트럭, 중장비까지 135종의 모델을 구비한 종합 자동차 업체로 성장했다. 타타모터스는 인도 상용차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대우 상용차 인수를 통해 이 부문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뒤늦게 뛰어든 승용차 시장에서도 마루티와 현대차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98년 인도 최초로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생산한 순수 국산차 인디카(Indica)를 출시,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인도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 2002년엔 중형차 "인디고(Indigo)"도 출시했다. 성장 일로에 있는 인도 자동차 산업은 아직도 많은 발전을 이뤄내야 할 분야. 2002년 현재 인도의 등록된 자동차 6500만대 가운데 여전히 릭샤를 포함한 이륜차가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승용차 비율은 13%, 상용차는 12%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실질소득 증가로 인한 구매계층 확대, 도로망 개선, 대중교통수단 부족, 선택모델의 다양화, 정부의 육성책 등으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타타모터스의 내일도 밝다. 특히 2001년 68만대에 불과했던 승용차 수요는 2007년께면 1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타타모터스는 수출에도 주력, "인디고"를 "로버"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타타철강, 제조업의 근간 인도 산업성장의 대명사로 불리는 타타철강은 민간부문 최대 통합철강업체다. 시장을 독점한 것에 안주, 차별화된 힘을 확보하지 못한 채 비틀거리기도 했던 타타철강은 80년대 이후 인도 정부의 경제개혁에 발맞춰 공장 현대화 등 변혁을 꾀했고 현재 인도 시장점유율 13%를 차지하면서 국내 중공업의 근간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한편 저비용 철강업체로서 세계 시장에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타타철강의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약 400만톤. 오는 2007년엔 이를 700만톤까지 끌어 올리고 2010년까진 1500만톤의 철강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인도 뿐 만 아니라 해외에 공장을 더 확보할 방침이다. 한보철강 인수설도 여기서 불거졌고 최근 현지언론 파이낸셜익스프레스는 타타철강이 유럽과 아시아 관련업체 인수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한 바 있다. ◇IT·서비스 산업서도 선전 인도 IT 그룹의 대표주자이자 아시아 최대 IT 컨설팅 및 솔루션업체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에도 어김없이 "타타"란 명칭이 붙어 있다. TCS는 현재 50여개 국가 800여개 업체에 IT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남미와 동유럽, 서아시아, 중국 등 새로 부상하고 있는 시장 개척에도 한 발 앞서 나서고 있는 이 업체는 인도 언론들이 선정한 IT 기업에서 언제나 수위를 달리고 있다. IT계열에선 CMC도 인도 2위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선전하고 있으며 타타인터랙티브는 세계 최대의 맞춤형 인터넷 활용 학습 어플리케이션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셀룰러는 인도 최대의 무선통신서비스업체다. 뭄바이에 가면 꼭 묵어보라고들 하는 타지마할호텔도 타타그룹 산하 인디안호텔컴퍼니 소유. 인디언호텔은 인도 최대 호텔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타지마할호텔은 싱가포르 라플즈 호텔과 함께 아시아의 별로 일컬어지며 외양은 인도 사라센 양식과 고딕 양식을 혼합했고 내부는 붉은 색 기조로 꾸며 옛 궁전을 떠올리게 한다. 이 호텔은 창업자 잠세티 타타가 외국인 친구와 함께 필게즈 아폴로 호텔에 저녁식사를 갔을 때 허수룩한 외양을 보고 도어맨이 입장을 허가하지 않은 일이 계기가 되어 지어졌다. 오기가 생긴 그는 인도에서 가장 큰 호텔을 짓겠다는 결심을 세웠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사회환원에도 주력 타타그룹은 인도의 토착 재벌형 대자본에서 출발한 그룹으로 식민지 시절 영국인 자본이 인도인 자본으로 교체되는 시기 부상한 경우다. 빌라, 달미아·자인, 싱가니아 등이 1930년대 인도 업계를 함께 지배했던 대자본들이다. 그러나 타타그룹은 "독과점" "문어발식 확장" 등 재벌의 폐혜를 보여주기보단 적극적인 사회환원으로 재벌그룹의 모범이 되고 있다. 현재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방갈로르에 있는 인도과학원은 창업자 잠세티 타타가 설립을 추진했고 당시 영국 총독부의 허가가 나지 않아 그가 죽은 지 5년 뒤인 1909년에 그의 아들에 의해 완공됐다. 그는 과학원 외에도 20여개의 초중등학교를 세워 인도인 교육에 앞장섰고 빈민구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재 후손들도 그의 뜻을 받들어 기술교육과 과학연구를 위한 자금 제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지난 해에만 타타그룹은 3500만달러를 사회복지활동에 사용했고 다양한 구호단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