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방문한 경북 김천시 산업단지 유니투스 김천공장은 지역경제에서 상징성이 큰 곳이다. 근로자 1100명 이상이 일하는 지역 대표 제조사업장 중 하나로, 협력업체와 주변 상권까지 고려하면 이번 파업의 파급력은 엄청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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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3월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시행 후 원청 책임 범위를 둘러싼 대형 분쟁 사례로도 주목받는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김천 현대모비스지회 김창현 사무장은 “사업부 매각으로 생존권이 위협받는 건 현장 노동자들인데 정작 우리는 아무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고용 승계가 된다고 해도 미래가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사업 매각 같은 중요 결정은 사전에 노조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은 미공개 중요정보인데, 사전 공시도 하기 전에 (노조와) 커뮤니케이션하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사업 분야 효율화는 경영상 판단에 반드시 필요하며 매각 후 램프사업부 직원들의 고용승계는 기본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램프는 완성차 조립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부품 공급이 막히면 완성차 생산 일정까지 흔들릴 수 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단기간 파업이면 재고로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하면 공급망 전체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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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임금이 월 단위로 결정돼 실제 근로시간과 일수에 관계없이 고정된 급여를 받는 ‘완전월급제’와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등의 조항도 눈길을 끌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현장 투입을 앞두고 노동시간 단축에도 더 많은 성과급을 받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만 12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역대 최대 규모 투자로, AI·로보틱스 등 신사업 분야에만 50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연평균 투자금액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규모다. 번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상황에서 순이익의 30%를 일시금으로 쓰면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는 하청노조와 더불어 일찌감치 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15일 서울 양재 현대차 사옥 앞에서 원청교섭 결의대회를 열고 “정의선 회장이 원청 교섭에 나올 때까지 7월15일, 8월 26일, 9월 3일 총 세 번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가 원청 교섭을 요구한 2만명 조합원 중 80%인 1만6000여명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관련 조합원이다.
또한 지난 21일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부품 물류 하청사인 엘에스티 조합원들은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원청에 고용, 근속승계를 책임지라고 농성했다. 엘에스티 직원 200여명은 노란봉투법 시행 닷새 뒤인 3월15일 금속노조 현대글로비스 광주지회를 결성했다. 현대글로비스가 이후 하청업체 변경을 추진하면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란봉투법의 원청의 하청노조 교섭 응하라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조항이 산업현장 혼란을 더 부추기는 셈이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사용자·노동자의 법적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급망 변경이나 신기술 도입, 성과급 지급은 회사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판단할 사안인데 이제는 노조나 하청과도 교섭해야 하는 게 돼버렸다”며 “경영자의 판단이 아니라 노조가 경영의 캐스팅보트가 돼 버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노사관계는 선례가 이후 기준이 되기 때문에 AI 격변기인 올해 ‘춘투’를 어떻게 넘기는지가 우리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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