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일 저녁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는 백지를 손에 든 수백 명이 26일에 이어 이틀 연속 모였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는 위구르인들이 집단 거주하는 지역으로, 당초 모임의 취지는 10명의 사망자가 나온 지난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시 아파트 화재 사고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였다. 이들을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하면서 집회는 반정부 구호가 나오는 철야 시위로 번져나갔고, 27일 새벽 해산됐던 시위대가 이날 오후 다시 모인 것이다. 해당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 카메라 기자가 경찰에 연행돼 BBC는 “석방되기 전까지 몇 시간 구금됐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
◇ “톈안먼 사태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 위기 가능성”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국 본토에서 시민 불복종의 물결은 전례가 없는 일” (로이터통신), “국가와 당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 측면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이후 처음”(파이낸셜타임스), “공산당에 대한 중국 대중의 격렬한 분노 표출”(뉴욕타임스), “시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한 이후 가장 큰 시험대”(가디언). 서방 언론들은 이번 시위에서 정치적 구호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항의 시위를 집중 보도했다. 황옌중 미국외교협회(CFR)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정부 대응에 따라 현재 불안정한 상황이 톈안먼 운동 사태 가장 심각한 정치 위기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한 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민심을 달래고자 전염병 대응에 관련된 지역 공무원이나 민간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티브 창 런던대 중국 연구소장은 “이제와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지도부로서는 추가적인 시위를 막고자 새로운 형태의 탄압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中, 관영지 통해 연일 “효율적 방역” 강조
중국 관영 언론은 시위에 대해선 침묵하되 과도한 방역을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8일자 1면의 절반을 할애해 ‘과학·정밀’ 방역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물류의 원활한 흐름을 보장하고 경기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최근 연일 사설을 통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효율성을 다뤘다. 관영통신 신화사도 사설에서 “방역 정책의 목표는 모든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최대한 주민의 편의를 고려한 방역 정책을 이야기했다.
|
한편, 2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일(27일) 중국 본토 확진자 수가 무증상자 3만6304명을 포함해 4만52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지난 23일 넘어선 이후 닷새 연속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해외 유입 295명을 더하면 신규 확진자는 4만437명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