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창동에 있는 도봉구상공회에서 만난 장영환(58·사진) 도봉구상공회장은 낙후된 도봉구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봉구의 주요 산업인 양말제조업을 부흥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도봉구상공회는 지난 2001년 설립됐다. 지난해 말 기준 2620여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도봉구의 주력 산업은 양말 생산이다. 도봉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양말의 40%를 도봉구에서 생산한다. 하지만 그 환경은 열악하다. 대부분 양말 생산 업체는 상가 건물 지하에서 영세한 규모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사업자등록이 되지 않은 곳도 다수다. 장 회장은 “양말이 주력 생산품이지만 대부분 업체들이 처한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며 “이들을 위한 아파트형 공장을 설립하는 게 임기 중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아파트형 공장 설립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건립할 부지가 없다는 점이다. 의정부와 인접한 도봉구는 주변에 군용부지가 많아 개발이 어렵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장 회장은 정부부처와 서울시를 찾아가 몇ss 차례 건의를 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모두가 공감은 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까지 과정이 어려워 쉽사리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부지 마련을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장 회장은 관내 기업들과 소상공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분기마다 관내 기업인, 소상공인들을 초청해 경영애로해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디젤택시의 카드수수료 인하하는 건의안을 수령해 정부 부처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는 관련 시행규칙 개정이 완료됐다. “많은 소상공인들과 기업인들이 불만이 있어도 털어놓을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불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지역 상공회장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장 회장은 말했다.
장 회장은 1974년 아버지가 설립한 자동차용 전구 제조업체 ‘삼원전광’의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상무로 재직하던 1998년 IMF 외환위기가 들이닥쳤다. 업계의 절반이 문을 닫았지만 장 회장은 오히려 투자를 늘려 제품 검사 자동화 설비를 만들었다. 당시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월 수백만개씩 생산해 내는 제품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검사를 해 불량 검출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었다. 장 회장은 제품 검사 자동화 설비로 불량 검출률을 60%에서 99%로 크게 높혔고 고객 불만율도 50ppm(0.005%)수준으로 낮춰 LG전자, SONY등으로부터 우수협력업체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장 회장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장 회장의 경영철학과 그를 믿고 따르는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60여명이던 회사 직원들 중 한 명도 회사를 나간 이가 없다. 모두가 스스로 연봉을 삭감하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똘똘 뭉쳐 결국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국내 자동차용 전구가 발광다이오드(LED)로 넘어오면서 전구 산업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장 회장은 인도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2005년부터 인도 민다그룹에 매년 600만개 이상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80%를 인도시장에서 올렸다.
장 회장은 이와 함께 LED 제조기업 ‘삼원파워텍’을 2009년 설립했다. 삼원파워텍의 LED는 현대자동차의 LF소나타, 카렌스, 투싼 등에 적용되면서 매년 4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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