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대미 전략투자 관련 백브리핑을 갖고 텍사스 엔시날 지역 가스복합화력 발전사업인 ‘프로젝트 스타’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데이터센터 직결…‘발전량’ 아닌 ‘용량’에 고정요금
김 장관이 자신을 피력한 배경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일반 전력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한다는 점에서다. 장기 전력공급계약을 통해 6472MW의 약정 발전용량에 대해 고정요금을 받는 구조여서 캐시 플로우가 명확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계약 방식은 ‘톨링’(Tolling) 방식이다. 데이터센터 등 대형 수요자가 발전에 필요한 변동비를 부담하고 발전사업자는 발전량이 아니라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매월 고정요금을 받는다. 용수비와 폐기물 처리비 등 변동 운영비도 수요처에서 보전받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텍사스 지역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25~2030년 연평균 13.6%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10위권 부동산개발업체인 릴레이티드 컴퍼니스(Related Companies)와 미국 최대 발전운영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사업을 주도하고 루이스 에너지 그룹(Lewis Energy Group)이 부지와 천연가스·용수 인프라를 제공하는 점도 사업성 판단에 반영했다. 김 장관은 “글로벌 유수의 기업이 사업 파트너로 참여하는 점”을 높이 샀다.
김 장관은 “상업적 합리성은 존속기간 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구체적인 산정이나 주요 과정들은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것처럼 전력가격이 급락하거나, 설비 과정에서 큰 변동이 생기거나, 투자하고 있는 참여자들에게 변동이 생기는 경우 등을 봤다”고 말했다.
아직 미정인 PPA…“서두르지 않겠다”
변수는 PPA다. 정부와 사업자 측은 내년 P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계약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전력수요처가 원하는 가격과 투자자인 한국 측이 받아야 할 전력가격 사이에서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장관은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많다는 점을 협상력으로 보고 있다. 여러 수요처 가운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골라 미국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전력을 공급하는 사람들이 우위에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짓고자 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유리한 전기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PA가 예상보다 불리하게 체결되거나 체결되지 않을 경우 후속 증설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1단계 발전을 시작한 뒤 2·3단계로 발전설비를 확대하는 구조를 잡았지만, 구체적인 PPA 조건에 따라 사업 진행 속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PPA를 서둘러 체결하기보다 유리한 시점을 택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PPA 협상과 관련해 “적절한 타이밍에 이 프로젝트를 도울 수 있는 계약을 맺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측으로부터도 유리한 시점에 빅테크 등과 PPA를 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협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7년에 걸쳐 투자…초기 집행 집중
우리 정부가 투자할 투자금은 이달 말 약 22억~24억달러 수준으로 첫 송금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체 223억달러는 사업 진척도에 따라 약 7년에 걸쳐 집행하며 발전소 건설이 집중되는 초기 단계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이 들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달러, 전체 투자 한도를 2000억달러로 설정했다. 올해 안에는 연간 한도를 모두 채우지는 않을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단순히 발전소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자재 공급과 엔지니어링, 시공, 장기 운영·정비 등 사업 전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한국 기업의 구체적인 참여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업체가 가스터빈 등 일부 핵심 기자재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가격과 효율성을 따지면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정부는 프로젝트별 사업성이 악화될 경우 미국과의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예산, 수익배분 구조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대미 전략투자 전체 프로젝트에서 투자 원금과 이자가 회수될 때까지 한미 간 수익배분을 5대5로 유지하는 위험분담 구조도 적용한다. 원리금 회수 전까지는 한미 양국의 수익배분 비율을 5대5로 유지하고, 원리금 회수가 완료되면 1대9로 전환하는 구조다.
김 장관은 “기본 주요 가정이 악화하는 경우에도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이나 예산, 분배 비율 등을 조정할 수 있다”며 “상황이 더 악화하면 추가적인 투자 중단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