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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남에 복수하려 8살 딸 살해한 친모…2심서 감형 징역 22년

황효원 기자I 2021.11.11 11:35:16

"죄질 무겁지만 건강상태 좋지 않은 상황 고려"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동거 중인 남성과 낳은 8살 딸을 살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40대 어머니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7살 딸을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여성 A씨가 지난 1월 17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김규동 이희준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4·여)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1월8일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침대에 누워 잠이 든 딸(8)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일주일 동안 딸의 시신을 방치했다가 같은 달 15일 사망을 의심한 아버지 B(46)씨가 집에 찾아오자 “아이가 죽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에 결혼했던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집을 나와 B씨와 동거하면서 딸을 낳았다. 하지만 A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딸이 8살이 되도록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A씨에게 딸의 출생신고를 하자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A씨는 딸이 전 남편의 자녀로 등록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신고를 미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근 동거남 B씨와 헤어지게 된 A씨는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고, B씨가 딸만 극진하게 아낀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신고 당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지만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부모에게서 가장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어린 아이였는데도 피고인은 아동의 생명과 짧은 삶을 빼앗았다”며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어 “피해자는 취학연령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성장했고 그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고 2심은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을 떠난 남성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그가 극진히 아낀 딸을 질식하게 했다. 범행 내용과 동기, 전후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중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왼쪽 무릎 하단을 절단했고 항소심 진행 중에도 피부가 괴사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사정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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