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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하이브·SM·JYP·YG 등 국내 4대 기획사 소속 가수들은 내년 2월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의 ‘아시안 팝’ 부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안 팝’은 K팝과 일본의 J팝, 중국의 C팝 등 아시아권 대중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부문이다. 이를 두고 K팝 가수들의 수상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주요 부문과 벽을 두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BTS가 먼저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BTS는 지난 7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내년 그래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스트레이 키즈, 트와이스, 에스파 등 나머지 주요 기획사 소속 가수들까지 해당 부문에 출품하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BTS의 문제 제기에 힘이 실리게 됐다.
1959년 시작된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음악적 완성도와 예술적 성취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미는 그간 팝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K팝 가수들의 상징적인 목표로 여겨졌다. BTS의 경우 2021년부터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그래미가 BTS의 인기를 시상식의 화제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면서 정작 수상에는 인색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K팝 관련 음악 중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Golden)이 유일한 그래미 수상 사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래미는 기존 음반 산업 종사자들이 수상자를 결정하는 20세기 방식에 머물러 있는 시상식”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음악 확산과 팬덤 중심의 공연 소비 등 21세기 음악 시장의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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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K팝 가수들은 미국 주요 음악 차트에서 성과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투어를 펼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굳이 ‘아시안 팝’이라는 별도 부문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미출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BTS는 지난달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스윔’(SWIM)으로 대상 격인 ‘올해의 노래’ 상을 받았지만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해외 시상식 수상 여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들의 활동에 집중하는 K팝 가수들의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그래미는 내달 16일(현지시간) 각 부문 후보를 공식 발표한다. 각 기획사가 출품 여부를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경우가 드물어 후보 발표 전까지는 전체 출품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 가운데 현지 그래미 수상 예측 사이트에서는 요네즈 겐시, 요시키, AKB48, 우타다 히카루, 요아소비 등 J팝 주요 가수들이 ‘아시안 팝’ 부문 출품 가수로 거론되고 있다. K팝 가수 중에서는 아이브, 키키, 피프티피프티 등이 출품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언급되고 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기존 부문에서는 엔하이픈, 캣츠아이 등이 출품 가수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K팝 주요 가수들이 빠지면서 신설 부문 ‘아시안 팝’은 출발부터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김 평론가는 “주요 기획사들의 보이콧 움직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추후에도 이어진다면 그래미의 분류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K팝은 이미 그래미의 기존 평가 기준으로 재단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래미 수상 여부에 얽매이기보다 K팝만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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