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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시장 판 키우는 정부…국제표준 GVCM 내년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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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6.10.12 08: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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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부총리 주재 대외경제장관회의서 발표
이전 승인 여부 따라 크레딧 이원화…규제 대응·ESG 활용
블록체인 기록 체계 도입…디지털자산 발행도 검토
개도국 참여하는 발행기구 구성키로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GVCM) 구축에 나선다. 사업 유치국의 이전 승인 여부에 따라 탄소크레딧을 이원화하고, 블록체인 기반 기록 체계를 도입해 크레딧의 신뢰성과 거래 투명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개발도상국이 직접 참여하는 발행기구를 구성하고, 향후 디지털자산 형태의 크레딧 발행도 검토한다.

정부는 12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GVCM 세부 추진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올해 참여 희망 국가를 확보하고 다음달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서 참여 의향을 확인한 뒤, 내년 발행기구 구성과 사업 추진 등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GVCM은 기존 국제 탄소시장의 신뢰성 부족과 사업 지원 미흡 등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탄소시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같은 해 12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로드맵을 발표했다.

국제 탄소시장은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리협정 주요 당사국들이 국내 감축 노력만으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예상하면서다. 다만 표준화된 국제시장 기준이 부족해 크레딧의 신뢰성과 실제 감축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국제 탄소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망에 따르면 탄소크레딧 시장은 2030년 70억~350억달러, 2050년 450억~2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발적 탄소시장과 규제시장의 경계가 국제적으로 약해지는 만큼 두 시장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크레딧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에 따라 GVCM은 크레딧을 사업 유치국의 이전 승인(Authorization) 여부에 따라 ‘GVCM A’와 ‘GVCM NA’로 구분하기로 했다. 유치국의 승인을 받은 GVCM A는 투자국의 NDC 이행과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등 규제 대응은 물론 ESG 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승인을 받지 못한 GVCM NA는 ESG 용도로 활용하도록 했다. 다만 GVCM NA도 유치국의 상응조정 승인을 사후에 받으면 GVCM A로 전환할 수 있다.

크레딧의 활용 범위도 넓힌다. 정부는 신뢰성, 파리협정 제6조에 따른 상응조정, 국내 법규상 참여 조건 등을 충족할 경우 국내 배출권거래제나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CORSIA 등 해외 규제 대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기업의 ESG 활동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시장 명칭도 바꾼다. 기존 ‘Global Voluntary Carbon Market’(글로벌 자발적 탄소시장)은 자발적 시장에만 활용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를 ‘Global Verified Carbon Market’(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으로 변경해 규제시장까지 포괄한다는 취지를 반영하기로 했다.

크레딧 발행과 관리 과정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 사업자, 사업 대상 국가·지역, 고유 식별번호(ID), 감축 방법론, 감축량 등 핵심 정보는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나머지 자료는 일반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모든 자료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대신 핵심 정보에 기술을 적용해 관리 효율성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크레딧 발행은 초기에는 일반적인 전자적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후 발행·거래량과 디지털자산 관련 법제화 상황, 시장 신뢰도 등을 고려해 디지털자산 형태의 크레딧을 병행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우선 배출권거래소 운영 경험이 있는 한국거래소(KRX)를 활용하되, 거래시간과 참여 주체 등의 제약을 보완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발행기구는 이사회와 기술감독위원회, 사무국으로 구성한다. 이사회는 회원국으로 구성해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기술감독위원회를 구성·감독한다. 기술감독위원회는 크레딧 발행 여부 등 기술적 사항을 결정하며, 개도국이 추천한 전문위원이 발행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사무국은 발행·관리와 등록부(레지스트리) 운영 등을 맡는다. 현재 사무국 역할은 GGGI가 임시로 수행하고 있으며, 공식 출범 시 별도 사무국을 구성할 예정이다.

개도국의 참여 보장에도 주력한다. 정부는 개도국이 운영 과정에서 자국의 요구를 반영하고 탄소시장 운영 경험도 확보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설계하기로 했다. 운영 규정과 감축 기준선 설정, 지속가능발전 지침 등을 마련할 때도 참여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GGGI와 협력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아시아·태평양 탄소시장 협의체(APCMR)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참여국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업 분야는 참여국의 개발 수요와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고려해 발굴한다. 맹그로브 숲 복원 등 자연기반 해법, 농업 폐기물 처리, 메탄 포집, 에너지 효율화 등이 예시로 제시됐다. 세계은행(WB)과 녹색기후기금(GCF) 등 국제기구와도 기존 감축사업에서 발생한 감축량을 GVCM 크레딧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정부는 이달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세부 추진 방안을 확정하고, 12월 기후투자포럼을 통해 국내외 이해관계자에게 GVCM을 홍보할 예정이다. 11월 COP31에서 참여 의향을 표명한 국가들과 발행기구를 구성하고, 올해 사업 분야 발굴을 거쳐 내년에 사업 구조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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