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은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 발표를 인용해 지난 6∼7월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주유소가 200곳을 넘는다고 보도했다. 하루 평균 3곳꼴이다. CNN도 같은 기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발생한 주유소 공격 영상 최소 30건의 장소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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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자포리자에서는 지난달 4일부터 27일까지 24일 동안 주유소를 겨냥한 공격이 54차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하르키우와 수미, 러시아군이 조금씩 접근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의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자포리자 시장 권한대행인 레기나 하르첸코는 “군사적 의미가 전혀 없는 시설과 민간인을 겨냥한 의도적인 테러”라며 “러시아는 대도시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주유소는 단순히 차량에 기름을 넣는 공간 이상의 역할을 한다. 전쟁으로 민간 항공편 운항이 중단된 상황에서 피란민과 군인, 화물차 운전사들이 이동 중 쉬거나 보급품을 마련하는 거점으로 이용된다. 상당수 주유소에는 비상 발전기가 설치돼 있어 정전 때도 따뜻한 차를 마시고 난방을 하거나 아기에게 먹일 우유를 데울 수 있다.
야로슬라우 스타로보이텐코 우크라이나 석유가스협회장은 “주유소는 전쟁을 피해 이동하는 사람들이 잠시 몸을 피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 됐다”며 “러시아가 시민들에게 공포와 혼란을 퍼뜨리기 위해 이곳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주유소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 정유시설과 산업 기반을 잇달아 타격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도시 주변 주유소에 긴 줄이 생기는 등 연료 공급 차질이 빚어지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도 비슷한 혼란을 연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예 무인기 부대 ‘루비콘’은 최근 하르키우와 수미 지역 주유소 9곳을 공격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러시아 국민에게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우리보다 더 나쁘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했다.
러시아는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규모도 크게 늘렸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6월은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로 기록됐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전선에서 시작된 드론의 ‘살상 구역’이 대도시와 민간인의 생활 공간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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