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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1월 접수된 사건 중 ‘강매’ ‘강요’ ‘강제’ 등 키워드로 분류된 피해는 37건이다. 숫자 자체는 전체 대비 소수지만, 피해 유형은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주요 사례는 현지 가이드가 원하지 않는 선택 관광에 사실상 강제 동행을 요구하거나 참여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암시하는 방식이다. 선택 관광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판매하는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
소비자가 출발 전 결제한 패키지 가격은 1인당 80만원이었지만, 현지에서 가이드 비용 명목의 추가금 50달러, 선택 관광 300달러를 더해 실제 지출이 130만원 수준까지 늘어난 사례도 있었다.
패키지여행 피해는 중장년층에 집중된다는 통념과 달리, 연령대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지난해 1~11월 기준 피해구제 접수는 30~39세 261건으로 가장 많았고, 40~49세 227건, 50~59세 208건, 20~29세 121건, 60~69세 81건 순이었다. 개별 자유여행이 늘었지만 가격 부담과 정보 접근성 문제로 패키지여행을 선택하는 2030 세대 역시 동일한 구조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문제의 핵심으로 여행상품 판매 구조를 지목한다. 국내 여행사가 고객을 모집하면 실제 일정 운영은 현지 여행사인 랜드사와 가이드가 맡는 방식이다.
대형 여행사들이 가격 경쟁을 위해 패키지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추면 랜드사는 현지 운영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 부담은 고스란히 가이드의 선택 관광 판매로 전가된다. 옵션 강매가 반복되는 구조적 배경이다.
여행사와 가이드 간 계약은 민간 영역에 맡겨져 있고 현장 운영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 기준은 느슨하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개별 분쟁으로 처리될 뿐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현행 관광진흥법과 표준약관에는 선택 관광의 자율성 원칙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강제할 감독 장치가 없다. 공정위와 소비자원 역시 사후 구제 중심이다.
전문가들은 “패키지여행의 가격 표시 방식과 현지 추가 비용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제도를 손질하지 않는 한,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